꽃들의향기

배롱나무에 꽃이 피다

샌. 2004. 7. 15. 20:15

교정에 있는 베롱나무에 꽃이 피었다.

흐린 날씨가 계속되고 쉼없이 이어지는 장맛비 속에서 꽃봉오리가 맺힌지는 한참되었으나 드디어 몇 몇 줄기에서 연한 붉은 색의 꽃이 모습을 드러냈다.

꽃이 피기를 기다린지는 오래되었다.

지난 달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나무를 쳐다보며 빨리 꽃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했다.

왜냐하면 이 꽃이 피면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꽃을 '방학꽃'이라고 부른다.

앞의 동료가 푸념 섞어 하는 얘기를 들었다.

교사에게 방학이 없으면 모두들 미쳐버릴 것이라고, 그나마 방학이 있어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충전하게 되고, 그래서 다시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였는데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몇 달 동안 아이들과 또 행정과의 씨름에 지쳐 버렸다. 내적 에너지는 고갈되고 이대로 생활이 지속된다면 심신이 버텨낼 자신이 없다.

그래서 찾아온 방학이어서, 또 다시 잊지않고 피어준 베롱나무꽃이어서 더욱 반갑다.

이 소중한 휴식 기간에 저 배롱나무의 밝고 화사한 기운을 듬뿍 받았으면 좋겠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백일홍  (2) 2004.07.26
덕진 연꽃  (2) 2004.07.25
삼잎국화  (5) 2004.07.12
개구리밥  (5) 2004.06.16
함박꽃나무  (10) 200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