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시골 논이나 연못에는 초록의 개구리밥이 가득하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풀인데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물 위에서 바람 따라 이리저리 떠다닌다.
부평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름이 더 익숙할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부평초 같아서 저 풀을 보면서 비슷한 연민의 느낌을 가지게 된다.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싶어 하지만 정착이란 없다.
한 곳에 머무르는 순간 이미 떠남을 준비하는 것이 삶인지도 모른다. 익숙한 한 삶을 버린다는 것은 고통이 수반된다.
떠남과 고통,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인간의 성숙이 삶의 본질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풀의 이름이 왜 개구리밥일까?
개구리는 육식성으로 식물은 먹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옛날 사람들은 이 풀이 떠있는 논 가운데로 개구리가 신나게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는가 보다.
그런데 개구리 입장에서는 도리어 성가신 존재로 여길지 모른다.
하여튼 재미있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