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할미꽃

샌. 2004. 2. 23. 15:59
어린 시절 고향 동네 뒷산에는 봄이 되면 할미꽃과 진달래가 만개했다.
할미꽃은 양지 바른 산소에 특히 많이 피었다.

산과 들이 놀이터였던 그 시절,
뒷산에 올라 할미꽃을 한 웅큼씩 꺾어서 놀던 기억이 난다.
뭘 하느라고 그렇게 꽃을 꺾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따도 할미꽃은 부족함없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지금도 가끔씩 들에서 만나는 할미꽃을 보면 유별나게 옛날 생각이 난다.
그만큼 향수를 일깨워주는 꽃인 것 같다.

하얀 솜털로 덮여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꽃.
그러나 꽃잎을 열고 속을 들여다보면 꽃잎 안쪽의빨간 색깔에 놀라게 된다. 빨갛다 못해 검붉은 색이다.
가운데에 있는노란 꽃밥이 그와 대조되어 선명하다.
이 세상의 한과 정열을 남 몰래 속에 감추고 있는 듯하다.

겉보고 늙었다 마오, 마음 속 붉은 것을
해마다 봄바람에 타는 안을 끄지 못해
수심에 숙이신 고개 어느 분이 알리오.
< 이은상 >

< 할미꽃, 속리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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