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장가계(3) - 황석채, 원가계

샌. 2016. 7. 2. 10:55

 

장가계 여행 셋째 날은 황석채, 양가계, 원가계를 구경했다. 역시 오전은 쇼핑으로 보내고, 오후에 세 군데를 부리나케 돌아다녔다.

 

어제까지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지나가고 하늘이 깨끗해졌다. 이틀 전까지 계속 비 예보였는데 기적처럼 맑은 하늘이 열렸다. 이처럼 장가계 날씨는 한 시간 앞을 예측 못 할 정도로 표변한다고 한다.

 

 

황석채(黃石寨) 들어가는 입구. 가이드가 장가계의 중심이 황석채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황석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우리가 탄 케이블카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재수 좋으면 걸린다는 유리 케이블카가 우리 몫이 되었다.

 

 

황석채에는 유달리 원숭이가 많이 산다. 음식을 얻어 먹으려 관광객 옆까지 접근한다. 가방을 부스럭거리기만 해도 날쌔게 달려드니 조심해야 한다. 황석채에서는 원숭이 구경하는 재미가 반은 차지했다.

 

 

손가락 다섯 개를 닮았다 해서 오지봉(五指峯)이라 불리는 이곳이 황석채의 중심이다. 맑은 날씨라 오히려 풍경이 밋밋해졌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황석채에서는 좀 실망했다.

 

이번에 함께 한 팀원은 34명이었는데, 17명씩 두 조로 나누어 버스 두 대로 이동했다. 우리 조에서는 최고령이 여든 되신 분이었는데 자매 넷이 함께 여행을 왔다. 장가계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효도 관광을 많이 보내 드리는데, 일흔이 넘으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산이다 보니 걸어야 하는 길이 꽤 된다. 그것도 계단 길이 많다. 특히 대협곡 계단을 걷고 나서는 젊은 사람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소연이었다. 결국 자매분은 마지막 날 여행을 포기했다.

 

다음은 양가계를 거쳐 원가계(袁家界)로 갔다.

 

 

황석채, 양가계는 한산했는데 원가계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관광 온 중국인들이 대부분인데 무지 시끄러운 건 물론이었다. 전망대는 가까이 가기조차 어려웠다. 사진으로 본 장가계는 이 원가계 풍경이 주를 이룬다.

 

 

원가계는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장소다. 여기서 촬영한 풍경을 컴퓨터 그래픽 처리해서 넣었다고 한다. 특히 이런 모양의 바위는 금방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무너지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바위 기둥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쉬웠던 건 일행을 따라가느라 제대로 감상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3박 5일의 빠듯한 일정 탓이다. 전망대에서는 자리가 나길 기다려야 하는데 꼴찌로 떨어진 처지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 사람들 머리 사이로 흘깃 쳐다보고 스쳐가야 했다. 자꾸 자유여행이 그리워졌다. 그런데 장가계는 개인 여행을 하기에는 어려운 곳이다.

 

 

장가계의 또 다른 명물, 백룡 엘리베이터다. 길이가 335m인데 그보다 산 꼭대기 절벽에 이런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시도가 놀라웠다. 우리 같으면 자연 파괴라고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원가계 구경을 마치고 내려갈 때 이용했다.

 

 

빠듯했던 3박 5일의 여정이었다. 여행사에 낸 돈이 42만 원, 현지에 와서 지불한 옵션비 및 가이드와 기사 팁이 290달러였다. 총 80만 원 정도 들었다. 장가계 여행비는 대개 80만 원에서 120만 원 사이에 있다. 좁은 지역이라 구경하는 장소는 같은데, 비쌀수록 일정에 여유가 있는 점이 다르다.

 

장가계에서 우리에게 온전히 주어진 날은 사흘이었다. 사흘 모두 오전 시간은 이동과 쇼핑으로 보냈다. 실제 관광은 오후에만 가능했다. 노쇼핑 상품이 있다면 가이드 비용이 올라갈 것이다. 일인당 10만 원만 더 부담해도 가이드에게 170만 원을 줄 수 있다. 이 편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

 

우리는 장사공항에서 1시에 출발하는 중국동방항공 비행기를 타서 새벽 5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 잠깐 선잠을 잤을 뿐이다. 얼떨결에 다녀왔지만 단조로운 생활에 신선한 자극이 된 여행이었다.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모교  (0) 2016.07.15
봉하마을  (0) 2016.07.11
장가계(2) - 보봉호, 천문산  (0) 2016.07.01
장가계(1) - 십리화랑, 대협곡  (0) 2016.07.01
야시장  (0) 201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