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동구릉의 늦가을

샌. 2018. 11. 9. 17:39

서울 동쪽 지역에서 오래 살았으므로 동구릉과 친근했다. 고등학생일 때 동구릉으로 소풍을 왔고, 훈장 노릇할 때도 학생들을 인솔해서 여기로 소풍을 자주 왔다. 집 아이들을 데리고 가끔 놀러오기도 했다. 오랜만에 들러도 동구릉은 정겹다.

동구릉(東九陵)에는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을 비롯해 아홉 능이 있다. 정문을 들어서서 반시계방향으로 돈다면 수릉, 현릉, 목릉, 건원릉, 휘릉, 원릉, 경릉, 혜릉, 숭릉을 지나간다.

어제 비가 내리고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이 열렸다.

수릉(綏陵) -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능.

문조(文祖, 1809~1830)는 23대 순조의 아들로 효명세자 시절 대리청정을 시작하여 인재를 널리 등용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펴기 위해 노력했으나 22세에 요절하였다.

건원릉(健元陵) - 조선 제1대 태조의 능

고려의 뛰어난 무장이었던 태조(太祖, 1335~1408) 이성계는 1392년 개경에서 왕위에 올라 새 왕조를 열었다.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고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정하는 등 조선왕조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태조 봉분에는 억새가 자라고 있다. 말년에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곳에 묻히기를 원했던 태조를 위해 태조의 고향인 함경도 영흥의 흙과 억새를 가져다 건원릉 봉분에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휘릉(徽陵 - 조선 16대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능

장렬왕후(莊烈王后, 1624~1688)는 한원부원군 조창원의 따로 1638년 인조의 계비로 간택되어 가례를 올리고 왕비로 책봉되었다.

휘릉에서 원릉으로 가는 길.

원릉(元陵) - 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의 능.

영조(英祖,1694~1776)는 제19대 숙종의 넷째 아들로 1724년 경종이 승하하자 왕위에 올랐다. 영조는 탕평책을 써서 붕당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백성들을 두로 살폈다. 조선 최장수 왕으로 보령이 83세에 이르며 재위기간은 52년이다.

경릉으로 가는 호젓한 숲길.

경릉(景陵) - 24대 헌종과 원비 효현황후, 계비 효정황후의 능.

헌종(憲宗, 1827~1849)은 요절한 문조의 아들로 1834년 할아버지 순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8세에 즉위해 대왕대비 순원왕후의 수렴청정을 받았다.

혜릉(惠陵) - 20대 경종의 원비 단의왕후의 능.

단의왕후(1686~1718)는 청은부원군 심호의 딸로 1696년에 세자빈으로 책봉되었으나 경종이 즉위하기 2년 전 세상을 떴다. 1720년 경종이 즉위하자 왕비로 추봉되었다.

숭릉(崇陵) - 18대 현종과 명성왕후의 능. 현재 보수공사 중이다.

현종(顯宗, 1641~1674)은 17대 효종의 맏아들로 병자호란 후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을 때 조선 왕 중 유일하게 타국 청나라에서 태어났다. 1659년 효종이 승하하자 19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늦가을 왕릉은 예쁘고 따스했다. 약 두 시간 정도 느릿느릿 아내와 산책을 즐겼다. 길 군데군데 마지막 남은 단풍이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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