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신원역에서 만나 부용산 능선을 따라 양수역까지 걸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H의 사정으로 취소하고, 가벼운 두물머리 산책으로 대체했다. 미리 연락만 해 주었어도, 시간 조절 등 다른 방법이 가능했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다. 그렇다고 불뚝한 내 성질도 문제다. 신현회 다섯 명이 같이 했다.
1973년에 준공된 팔당댐으로 이곳은 호수가 되었다. 수많은 마을과 농경지가 수몰되었을 것이다. 원래 강이 흐르던 풍경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한때 여기서 친환경 유기농 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것은 딸기 체험장과 아이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이 차고지처럼 북적였다.
두물머리의 중심은 400년 된 느티나무다. 옛날 나루터는 물 아래 어디에 있었을 것이다. 느티나무를 정자나무 삼았던 마을은 사라졌고, 지금은 카페와 음식점이 대체했다. 옛날을 기억하는 건 저 느티나무 하나밖에 안 남았다.
H 텃밭에 들렀고, 두물머리를 산책했고, 물의정원 꽃양귀비를 구경했다. 점심으로 먹은 연잎정식이 정갈했다. 초여름의 하루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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