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꽃지와 운여해변

샌. 2020. 6. 2. 11:57

바람 쐬러 아내와 함께 안면도에 갔다. 안면도자연휴양림과 수목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첫 번째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휴양림은 매월 첫번째 월요일이 쉬는 날이었다.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꽃지해변으로 향했다.

썰물이 되어 할미, 할아비 바위까지 걸어서 가기는 처음이었다. 멀리서만 보다가 가까이 가서 본 느낌이 색달랐다. 바위 주변 돌은 칼 같이 날카로웠다.

'꽃지'는 바닷가를 따라 해당화가 많이 피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해수욕장도 공사를 하느라 어수선하다.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목책이 세워져 있고, 모래를 보충하려는 듯 흙을 쌓아 놓았다. 목책은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로 생각된다.

두 번째 계획은 운여해변에서 낙조를 보는 것이었다. 운여해변 낙조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하늘 상태와 밀물이다. 밀물이 들어와야 소나무를 배경으로 반영을 잡을 수 있다. 무턱대고 갔더니 하늘이나 바다가 모두 꽝이었다. 다만 궁금했던 운여해변이 어떤 곳인지 파악은 했다. 

'운여(雲礖)'는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가 만드는 포말이 구름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여(礖)'는 해변가의 바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곳도 돌은 돌이되 해변을 따라 인공의 돌 제방을 만들어 놓았다. 솔직히 너무 볼 품이 없고, 이름이 주는 낭만이 부끄럽다. 우리는 물 빠진 바닷가 이곳저곳을 걸어다녔다.

서쪽으로 짙은 구름이 드리워져 저녁 노을 보기는 글렀다. 밀물 들어오는 소리를 남겨두고 7시 경 자리를 떴다. 요즈음 해 지는 시각은 저녁 8시다.

작품 사진을 찍으려고 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하다. 기대한 것에 미치면 좋고, 아니어도 상관 없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일상의 기록이다. 요사이는 동영상에 관심이 많다. 오즈모 포켓 같은 소형 짐벌 카메라에 자꾸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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