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샌. 2022. 1. 27. 09:18

부제가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으로 인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상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역사에 등장한 대표 사상에는 사회의 진보를 위한 사색과 고뇌가 담겨 있다. 철학을 전공한 안광복 작가가 썼다.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은 정치, 철학 예술, 국가, 경제, 사회의 다섯 분야로 나누어 32가지 사상을 소개한다.

 

- 정치

공화주의, 계몽주의, 민주주의, 보수주의, 자유 민주주의, 사회 민주주의, 아나키즘, 포퓰리즘

- 철학 예술

낭만주의, 니힐리즘, 실존주의, 구조주의,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주의 리얼리즘

- 국가

제국주의, 민족주의, 파시즘, 프런티어 정신, 대동아 공영권, 마오이즘, 주체사상

- 경제

자본주의, 공산주의, 개발 독재, 신유교 윤리, 신자유주의, 기업가 정신

- 사회

오리엔탈리즘, 페미니즘, 생태주의, 관료주의

 

각 사상에 대한 설명 뒤에는 논술 문항 같은 '철학 물음'이 있어 사유를 깊게 하도록 자극한다. 고등학생들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학생만 아니라 누구나 가볍게 읽으면서 여러 사상들을 비교 정리할 수 있어 좋다.

 

현실이 어렵고 불만으로 가득하면 사람들은 파시즘에 기댄다. 파시즘은 X와 Y 두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지금 이 지경으로 된 것은 사악한 X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강력한 지도자 Y가 있어 희망이 있으며,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논리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나치스에게 X는 유대인이었고, 강력한 지도자 Y인 히틀러를 중심으로 뭉치면 독일은 살아난다고 믿게 했다. 지금 60대 이상인 노인층에서는 박정희 향수가 강하다. 강한 만큼 지독히 미워하는 대상도 있다. 이런 정서에도 X와 Y 논리를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쨌든 파시즘은 불안한 민주주의를 흔드는 악마의 유혹임에는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신자유주의는 힘센 기업 몇몇이 독과점으로 시장을 지배하면서 개인이나 국가를 극심한 빈부 격차와 불평등으로 몰아간다. 또한 신자유주의는 보편 복지 제도를 허물고 가진 자에게 더 많은 몫을 몰아주고 있다. 다친 인간의 삶과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새로운 사상이 필요한 때다. 선도 국가는 세계를 리드하는 정신을 만들어 낸다. 우리가 지향하는 정신이나 사상은 무엇인지, 과연 있기나 한지 물어본다.

 

인류가 지속 가능한 문명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자면 기존의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이즘이 등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가 사상에서 어떤 힌트를 받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에서는 도가 사상이 소개되지 않지만 슈마허가 말하는 작은 기술과 자립 공동체의 영감은 도가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자본주의는 영속할 수 없다. 인류의 새 지평선을 열어줄 우리를 매혹할 새로운 사상이 어디선가 태동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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