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마르코복음[64]

샌. 2022. 12. 5. 10:21

예수께서 헌금함 맞은편에 앉아 사람들이 동전을 넣는 모양을 바라보고 계셨다. 여러 부자가 많은 돈을 넣고 있었다. 그런데 가난한 한 과부가 와서는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과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진실히 말하거니와, 이 가난한 과부야말로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돈을 넣었습니다. 모두들 넉넉한 가운데서 얼마씩을 넣었지만, 이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서 가진 것을 모두, 곧 생활비를 몽땅 던져넣었기 때문입니다."

 

- 마르코 12,41-44

 

 

불교에는 '빈자일등(貧者一燈)' 일화가 있다. <현우경(賢愚經>에 나오는 이야기다.

 

석가께서 사위국(舍衛國)의 어느 정사(精舍에 머물고 계실 때 그곳 국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각각 신분에 걸맞는 화려한 공양을 하였다. 가난한 여인인 난타(難陀)도 부처님이 지나실 길목에다 작은 등불 하나를 밝히고자 간절히 기원했다. 그리고는 온종일 구걸하여 얻은 돈 한 푼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어치 기름으로는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았으나, 난타의 말을 들은 기름집 주인은 갸륵하게 생각하여 등을 밝힐 기름을 주었다. 난타는 그 기름으로 등을 하나 만들어 석가에게 바쳤다. 밤이 깊어가고 세찬 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밝힌 등이 하나둘 꺼져 버렸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불도 모두 꺼졌다. 그러나 난타의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밤이 이슥해지자 부처님의 제자 아난(阿難)은 이 등불에 다가가 옷깃을 흔들어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이 등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밝게 세상을 비추었다. 그때 등 뒤에서 바라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난아! 부질없이 애쓰지 마라. 그 등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여인이 큰 서원과 정성으로 켠 등불이니 결코 꺼지지 않으리라. 그 여인은 이 공덕으로 앞으로 30겁 뒤에 반드시 성불하여 수미등광여래(須彌燈光如來)가 되리라."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르코복음[66]  (0) 2022.12.24
마르코복음[65]  (0) 2022.12.16
마르코복음[63]  (0) 2022.11.30
마르코복음[62]  (0) 2022.11.24
마르코복음[61]  (0) 202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