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오름

샌. 2010. 9. 13. 11:28

은퇴 전후의 때가 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같이 돈을 모아 전셋집을 하나 마련하자고 누군가가 제안했다. 2년씩 각 지방을 돌아가며 집을 장만하고 서로 필요할 때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별 부담 없이 자유롭게 전국을 돌아가며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럴 듯 했다. 각자 크게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지방의 작은 아파트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내 거처를 소유해서 고정된 장소에 묶이기보다는 그렇게 자유롭게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음만 맞는 친구들이라면 혼자인 경우보다 적적하지 않고 더 나을지 모른다. 나는 은퇴한 뒤에 제주도에 가서 한 2년 살고 싶다. 바다바람도 실컷 맞고 한라산도 계절대로 오르고 싶다. 그리고 특히 하고 싶은 게 있다. 제주도 오름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기생화산을 제주도에서는 오름이라고 부른다. 섬에는 400개 가까운 오름이 있다. 이름이 붙여진 것만 368개다. 어쩌면 제주도의 풍광은 한라산보다는 오름들에서 찾을 수 있는지 모른다. 지난 번 제주도에 갔을 때 몇 개의 오름을올라보았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다. 정겹고 포근한 이웃을 만난 것 같았다.


아래는 368개 오름 이름이다. 이 이름들은 제주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레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름에는 제주도 사람들의 웃음과 한숨과 눈물이 들어있지 않을까. 이름을 하나하나 적다보니 오름과 더욱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연속해서 읽다보면 오름 이름이 신비한 세계로 안내하는 마법의 주문처럼 들린다.제주도가 부르는 소리다.한 2년 제주도에서 이 귀여운 녀석들과 친구하며 지내볼 수 있을까.



가마오름, 가메창, 가문이오름, 가세오름, 가시오름, 각시바위, 감낭오름, 감은이오름, 갑선이오름, 개새끼오름, 개오름, 개오리오름, 한림 갯거리오름, 대포동 갯거리오름, 거린사슴, 남원 거린오름, 안덕 거린오름, 거미오름, 거슨세미, 봉개동 거친오름, 구좌읍 거친오름, 걸리오름, 걸서악, 걸시오름, 검은덕이, 조천읍 검은오름, 연동 검은오름, 고근산, 고내봉, 고냉이술, 고이악, 골머리, 과오름, 광이오름, 괴수치, 괴오름, 구그네오름, 구두리오름, 구산봉, 군산, 궁대오름, 궁산, 권제오름, 궤펜이, 궷물오름, 극락오름, 금산, 금오름, 까끄래기, 꾀꼬리오름, 나시리오름, 남곶오름, 남산봉, 남송이, 남짓은오름, 넉시악, 널개오름, 넘거리, 넙거리, 넙게오름, 노꼬메족은오름, 노꼬메큰오름, 노로오름, 노리손이, 녹남봉, 녹하지악, 논고악, 삼양동 논오름, 안덕 논오름, 높은오름, 애월 누운오름, 한림 누운오름, 눈오름, 느지리오름, 늡서리, 능화오름, 다랑쉬오름, 애월 다래오름, 중문동 다래오름, 단산, 달산봉, 당알오름, 조천 당오름, 한경 당오름, 구좌 당오름, 안덕 당오름, 대록산, 대수산봉, 대왕산, 대천이오름, 도너리, 도두봉, 도청오름, 독자봉, 돈두미오름, 돌미, 월평동 돌오름, 안덕 돌오름, 돔박이, 돔배오름, 돗오름, 동수악, 동알오름, 두산봉, 두산봉알오름, 둔지봉, 뒤굽은이, 들레오름, 들리오름, 따라비, 마보기, 마은이옆, 말찬, 망밭, 매오름, 머체오름, 모구리오름, 모구리알오름, 모라이악, 모슬봉, 모지오름, 묘산봉, 무악, 문도지오름, 문석이오름, 물메, 물영아리, 물오름, 물장오리, 물찻, 미악산, 조천 민오름, 오라동 민오름, 봉개동 민오름, 구좌 민오름, 남원 민오름, 바농오름, 바리메, 한림 명월리 밝은오름, 한림 금악리 밝은오름, 해안동 밝은오름, 밧돌오름, 밧세미, 조천 방애오름, 동흥동 방애오름, 방일봉, 백약이오름, 번널오름, 법정악, 베두리오름, 베릿네오름, 화북동 별도봉, 건입동 별도봉, 병곳오름, 대정 보롬이, 서흥동 보롬이, 보리악, 본지오름, 볼레오름, 봉아오름, 부대악, 부소악, 북돌아진오름, 북망산, 북오름, 불칸디오름, 애월 붉은오름, 성산 붉은오름, 표선 붉은오름, 비양봉, 비치미, 빈네오름, 사라봉, 사라오름, 사려니, 산굼부리, 산방산, 산세미오름, 삼각봉, 삼매봉, 삼형제오름, 상여오름, 새끼오름, 새별오름, 생기악, 서삼봉, 서우봉, 선소오름, 선족이오름, 신효동 설오름, 표선 설오름, 섯알오름, 성널오름, 성불오름, 성산일출봉, 성진이오름, 세미소, 조천 세미오름, 아라동 세미오름, 소록산, 소병악, 소산오름, 소소름, 소수산봉, 소왕산, 손자봉, 송악산, 쇠머리알오름, 쇠머리오름, 수악, 수월봉, 시오름, 식산봉, 식은이오름, 신산오름, 쌀손장오리, 썩은다리, 아끈다랑쉬, 아부오름, 안돌오름, 안세미, 아슴선이, 안오름, 안친오름, 알밤오름, 어대오름, 어도오름, 어승생, 어오름, 어점이악, 어후오름, 여문영아리, 여절악, 여진머리, 봉개동 열안지오름, 오라동 열안지오름, 영아리, 영주산, 영천악, 예촌망, 오구시오름, 오드싱오름, 오백나한, 왕관릉, 왕이메, 용머리, 용눈이오름, 우보악, 우진제비, 운지악, 웃밤, 웅악, 원당봉, 원물오름, 월라봉, 월라산, 월랑지, 월산봉, 유건에오름, 은월봉, 이계오름, 이달봉, 이돈이오름, 이승악, 인정오름, 입산봉, 자배봉, 장구목, 장자오름, 저지오름, 절물오름, 정물오름, 정월오름, 제석오름, 제지기오름, 족은노리손이, 족은대비악, 족은드레, 족은바리메, 좌보미, 좌보미알, 주체오름, 지그리오름, 지미봉, 진물굼부리, 애월 천아오름, 한림 천아오름, 체오름, 쳇망오름, 구좌 칡오름, 봉개동 칡오름, 큰노리손이, 큰돌이미, 큰드레, 테역장오리, 토산봉, 통오름, 파군봉, 폭낭오름, 하논, 하늬보기, 한대오름, 후곡악, 흙붉은오름, 이름 없고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오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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