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귀성길에 저녁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된장찌개를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옆자리에 한 가족이 앉았다. 40대 부부와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들 둘이었는데 전부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었다. 명절 전 휴게소 분위기가 대체로 그렇다. 설빔을 차려입고 환한 미소를 띠고 기차에 오르는 TV에 나오는 명절 풍경을 나는 믿지 않는다. 이 가족은 그중에서도 유별나서 눈길이 갔다. 두 아들은 휴대폰만 붙잡고 있고, 부부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딴 데만 쳐다보고 있었다. 음식이 나오자 각자 제 몫을 가져와서는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 각자 불만 가득한 얼굴이었는데, 남편한테서는 서운하면서 뭔가 미안해하는 기색도 보였다. 저 나이였을 때 우리 가족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아이들은 억지로 따라나서고,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