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을 믿니? 이렇게 낡은 손으로 쓰는 약속을, 사랑을 너는 믿겠니? 빈 식기食器를 햇볕에 널고 오늘은 가벼운 금언을 짓기로 한다. 하루에 세 번 크게 숨을 쉴 것, 맑은 강과 큰 산이 있다는 곳을 향해 머리를 둘 것, 머리를 두고 누워 좋은 결심을 떠올려 볼 것, 시간의 묵직한 테가 이마에 얹힐 때까지 해질 때까지 매일 한 번은 최후를 생각해 둘 것. - 가벼운 금언 / 이상희 젊었을 때 늙은 내 모습을 상상한 적이 있었을까?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젊을 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 그래, 잘 익어가고 있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여줄까? 아니면 실망 가득한 얼굴로 씁쓸하게 바라볼까? 가끔 그런 게 궁금할 때가 있다. '맑은 강과 큰 산이 있다는 곳을 향해 머리를 둘 것'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