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야탑 모임에 나가기 위해 아침을 먹고 나서면 대개 30분 정도 이르다. 집에서 뭉기적거리기도 뭣해서 대개 일찍 나와 몇 정거장 앞에서 버스를 내려 걸어간다.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비치는 천변 길을 나는 사랑한다. 오늘은 낯선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가 천변으로 내려가는 길을 잃었다.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산책 나온 아주머니가 상냥하게 웃으면서 입구를 가르쳐 주었다. 오늘따라 골든 리트리버가 쓰다듬어 주고 싶은 정도로 이뻐 보였다. 개는 좋아하지 않지만 골든 리트리버는 예외다. 무심하면서 달관한 듯한 그 표정을 사랑한다. 오후 당구 네 판, 바둑 세 판을 두고 나니 기력이 다한 듯 기진했다. 더구나 공은 빗맞고 돌은 엉뚱한 데 놓여 전적이 좋지 않았다. 해가 무겁게 서쪽 마을로 가라앉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