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이다. 시인의 이름을 들으면 제일 먼저 이 떠오른다. 시인의 사전에서 단어들이 영롱하게 꽃 피는 것을 감탄하며 바라봤었다. 그 뒤로 을 읽어봤으니 정작 시보다 산문을 더 많이 접한 셈이었다. 시인의 예민한 감성의 촉수가 내 무딘 마음을 간지리는 책들이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자주 어금니를 깨물었다." 책 제목으로 쓰인 '어금니 깨물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 것 같다. 회복을 갈망해 온 울퉁불퉁한 시간들의 기록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이 책에는 치매를 앓으시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타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씨가 요란하지 않으면서 따스하게 그려져 있는 글들이다. 책 표지에는 시인 소개가 이렇게 되어 있다. "시인. 수없이 반복해서 지겹기도 했던 일들을 새로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