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예천 7

은산리 음나무

경북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에 있는 음나무다. 지금 은산리는 한적한 시골 동네지만 과거에는 풍기군 은풍현청 소재지였다. 나무 옆에는 옛날 풍기군수였던 권명규 등 네 사람의 선정비가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나무가 자리한 이곳은 은산시장이 있었고, 1919년 4월에 만세 운동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400년 된 이 음나무는 태풍으로 줄기가 부러졌고 외과수술한 흔적도 여러 곳에 보인다. 그래도 위로 눈을 돌리면 펼쳐진 봄의 초록이 풍성하다. 음나무는 엄한 가시가 있어 엄나무로도 불린다. 옛 사람들은 음나무의 억센 가시가 재앙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음나무를 집에서 기르거나 가지를 담에 걸오놓음으로써 잡귀들이 집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막았다. 은산리 음나무는 과거의 번성했던 시절을 간직한 채 도로변에 외롭게..

천년의나무 2024.05.03

금당실 송림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금당실(金塘室) 마을의 자랑으로 천연기념물 469호인 송림이다. 금당실 서북쪽 오미봉에서 용문초등학교까지 800m에 걸쳐 소나무 500여 그루가 긴 띠를 이루며 자라고 있다. 하천 범람에 따른 수해와 겨울철 북서풍을 막기 위하여 마을 주민들이 조성했다. 19세기 후반 동학혁명 당시에 노비 구출 비용 마련을 위해 소나무 벌채가 심했을 때는 당시 법무대신이던 이유인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숲을 보호했다고 한다. 소나무 숲이 조성될 때 원래 길이는 2km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반 이상 없어진 셈이다. 소나무 수령은 100~200년이고, 높이는 13~18m 정도 된다. 남은 나무는 건강하게 자연스럽게 잘 자라고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어 1시간 정도 잡으면 끝까지 갔다 돌아..

천년의나무 2018.08.22

금당실 느티나무

예천 금당실마을에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다. 표석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500년 수령을 공식 인정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연대로 추정해 보면 변희리(邊希李, 1435~1506) 선생이 심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집안에는 사괴당(四槐堂)이라는 종가 건물이 있다. '괴(槐)'는 느티나무를 가리킨다. 원래는 네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던 듯하다. 나무 둘레는 5.2m에 이르고 금줄이 휘감고 있다. 줄기를 보면 500년의 연륜이 확실히 느껴진다. 금당실을 대표하는 나무로 용문면사무소 앞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08.21

이사리 느티나무

줄기 속은 텅 비었고 둘레만 남아 있다. 그래도 큰 몸집을 지탱하면서 초록잎을 무성히 피웠다. 나무 아래 서니 수관이 부채살처럼 넓고 환하다. 고목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느티나무의 키는 13m, 줄기 둘레는 5.6m다. 안내문에는 나이가 220살로 나와 있다. 그런데 특별한 모양 때문인지 훨씬 더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경북 예천군 개포면 이사리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3.05.06

금남리 황목근

예천군 용궁면 금남리에 있는 이 나무는 너른 들판에 홀로 서 있다. 그 자태가 당당하면서도 아름답다. 느릎나무과의 일종인 팽나무인데 황목근(黃木根)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5월에 누런 꽃을 피운다 하여 황(黃)씨 성을, 근본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목근(木根)이라고 불려진다. 이 나무는 자신의 이름으로 3천 평이 넘는 땅을 소유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공동 재산을 이 나무 앞으로 등기해 놓은 것이다. 마을 회의록을 통해 전해지는 이런 사실이 1900년대 초의 일이라고 하니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 뜻이 더해져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400호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의 나이는 500 살 가량 되었고, 크기는 15 m, 줄기 둘레는 3.2 m이다. 당연히 마을이 동신목(洞神木)으로 보호 받고 있..

천년의나무 2010.02.20

삼강주막 회화나무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삼강주막(三江酒幕)은 옛 삼강나루 자리에 있다. 이곳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합쳐지는 수상 교통의 요지였다. 또한 영남 지방에서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강을 건너야 했다. 아마 보부상들이나 과객들로 북적거렸던 장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강에 둑이 놓이고 강을 가로지는 삼강교가 생겨 옛 나루터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다.우리 시대 마지막 주막이라는 삼강주막만이 남아 있다. 이 주막을 지키는 400여 년이 된 회화나무가 있다. 그나마 이 나무가 있어서 주막은 외롭지 않다.회화나무의 상징성으로 볼 때 이 나무는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이곳에 들린 어느 선비가 심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무와 작은 주막이 아주 잘 어울린다. 만약 나무가 없다면 주막은 한없이 ..

천년의나무 2010.02.16

감천면 석송령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를 뽑는다면 아마 이 석송령도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이 나무의 단아한 자태를 보면 첫 눈에 반하게 될 것이다. 아주 곱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연상된다. 수령이 600 년 가까이되지만 남성적인 기상 보다는 여성적인 아담함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그리고 외모만이 아니라 정신적 아름다움과 깊이까지 느껴지는 기품이 있다. 현장에 세워져 있는 안내문에 보면, 이 나무는 약 600여년 전 풍기 지방에 큰 홍수가 졌을 때 석관천을 따라 떠내려 오던 것을 지나가던 과객이 건져 이 자리에 심었다고 한다. 그 후 1930년 경에는 당시 이 마을에 살던 이수목이란 사람이 영험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석송령(石松靈)이라는 이름을 짓고, 자기 소유의 토지..

천년의나무 200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