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도 상놈도 없고, 임금도 신하도 없는 세상을 꿈꾼다." 영화에 나오는 정약전의 독백이다. 그렇다면 정약전은 동생인 정약용보다 훨씬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는지 모른다. 조선 시대 유학자가 이런 사상을 품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정약전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멋진 대사다. 실제로 노론 사이에서는 정약용보다 정약전이 더 위험한 인물이라는 평이 있었다. 그래서 정약전의 유배지가 절해고도로 결정되었을 것이다. 1801년, 정조라는 방패막이 사라지자 남인을 향한 신유박해의 피바람이 불고 정약종은 순교를 한다. 정약전과 정약용은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각각 흑산도와 강진에 갇힌다. 잘 나가던 집안이 하루아침에 폐족이 된 것이다. 정약전은 16년간 흑산도와 우이도에서 유배 중 죽었고, 정약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