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8

로마 제국

로마 제국의 세 황제를 다룬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드라마다. 1부는 칼리굴라, 2부는 카이사르, 3부는 코모두스가 주인공인데, 각 부는 여섯 편으로 되어 있다. 거대한 로마 제국에서 권력의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이 다큐멘터리는 잘 보여준다. 칼리굴라나 코모두스 같은 정신 이상 증세를 가진 황제가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측근이나 심지어는 형제에게마저 배신당하는 환경에서 폭군으로 변해간다. 처음부터 광기가 있었다면 황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황제는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카이사르가 한 일을 보면 과연 영웅의 칭호를 들을 만한 인물이다. 이 드라마를 봐도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다만 너무 야망이 커서 문제였다. 실라리우스 전투, 갈리아 정..

읽고본느낌 2020.12.28

라틴어 수업

한동일 선생이 서강대에서 강의했던 라틴어 수업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선생에 대해서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소개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선생은 2003년에 이태리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교회법학 석사 과정을 최우등으로 수료했고, 다음 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동아시아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인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가 되었다. 로마 로타나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법과 함께 라틴어와 기타 유럽어를 잘 구사해야 한다. 모든 과정을 마쳐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 비율은 5% 정도라고 한다. 은 간단한 라틴어 설명과 함께 라틴어를 사용한 옛 로마제국의 풍습이나 일상을 흥미롭게 소개해 준다. 겸하여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내용의 강의라면 아..

읽고본느낌 2020.10.29

이탈리아(7) - 로마

"마침내 나는 이 세계의 수도에 도달했다." 1786년 로마에 도착한 괴테는 기행문 첫머리를 이렇게 썼다. 그리고 이날이 자신이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1년간 로마에 거주하며 보고, 배우고, 사람들과 교유를 했다. 수개월 동안 걷거나 마차를 타고 힘들게 로마에 도착한 괴테와 달리 나는 비행기를 타고 12시간 만에 로마에 내렸다. 그리고 일주일간 이탈리아 주요 지역을 분주히 돌아다녔다. 괴테가 봤다면 기가 찰 노릇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 역시 들뜨지 않을 수 없다. 드디어 로마에 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로마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걸린 시간은 다섯 시간에 불과했다. 슬프다. 바티칸 한 곳도 다섯 시간으로는 부족할 텐데 콜로세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전차경기장, ..

사진속일상 2018.03.21

로마 제국 쇠망사

기번의 를 읽어보려 했으나 열 권이 넘는 대작이어서 두 손을 들었다. 대신 북프렌즈에서 나온 다이제스트 본인 이 책을 골랐다. 로마의 역사를 압축해서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깊이를 기대하진 못하지만 빠르게 개관하는 데는 이런 책이 장점이 있다.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한 편의 거대한 드라마다. 어디를 펼쳐도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카이사르가 등장하는 BC 100년 전후의 기간일 것이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꾸미는 무대는 언제 읽어봐도 흥미진진하다. 그 뒤의 황제 시대에는 참으로 별난 인간들이 권력을 잡는다. 잠깐의 황금시대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혼란기였다. 로마 제국 쇠망의 원인은 밖보다 안에서 찾는 게 맞을 것 같다. ..

읽고본느낌 2018.03.03

고대 로마제국 15,000킬로미터를 가다

트라야누스 황제 치하인 BC 2세기 초의 어느 날, 로마에 있는 조폐국에서 세스테르티우스 동전이 만들어진다. 이 동전은 군 수송부대에 의해 브리타니아의 최전방 요새로 전달되고, 거기서부터 주인을 바꾸며 로마제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알베르토 안젤라의 는 수년간에 걸쳐 동전의 여정을 따라가며 로마인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은이의 전작인 은 시공간이 제한되어 있었던 반면 이 책은 로마제국 전체를 관통하면서 동전의 주인이 되는 군인, 상인, 매춘부, 노예 등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만난다. 게르마니아와의 전투, 전차 경주, 지중해 항해, 알렉산드리아 거리, 병원, 식당, 광산 등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 실감이 난다. 상상만으로 쓴 것이 아니라 고고학적 자료에 기반..

읽고본느낌 2018.01.11

로마인의 묘비명

고고학자들은 로마 시대의 공동묘지를 발굴하고 묘비를 찾아낸다. 돌에 새겨진 묘비명은 2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다른 것에 비해 잘 보존될 수 있다. 무덤의 비문을 통해 옛 로마인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더듬어볼 수 있다. 라는 책에 나오는 로마인의 비문을 옮겨 본다. 나, 레미소 여기에 묻히다. 단지 죽음만이 나를 일로부터 떼어놓았다. 거기 지나가는 당신, 이리로 오게. 잠시 쉬었다 가게. 고개를 가로젓는 것을 보니, 싫은가? 어쨌든 당신은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네. 18세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았고, 부친을 사랑했고, 모든 친구들을 사랑했네. 농담하고, 즐기고, 당신도 그렇게 하기를. 여기 이곳은 너무도 엄숙하다네. 이 글을 읽는 당신, 건강하게 살게. 그리고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참살이의꿈 2018.01.04

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신라 시대 경주에 살던 사람들의 놀이나 취미는 무엇이었을까? 세종대왕 때 한양 사람들이 쓰던 말은 어땠을까? 지금 우리가 얼마만큼 알아들을 수 있을까? 교과서에서 가르쳐주는 연대기적 역사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다. 죽은 유적 대신 생생한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 알베르토 안젤라(Alberto Angela)가 쓴 이 바로 그런 궁금증을 없애 주는 책이다. 로마 제국의 전성기였던 기원후 115년 어느 날, 트리야누스 황제 치하의 로마의 하루를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 시간대별로 생생히 그리고 있다. 당시 제국의 인구는 약 5,000만 명이었고, 로마에는 150만 명 정도가 살고 있었다..

읽고본느낌 2012.11.10

콘스탄티누스의 비극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 13권은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야기다. 기독교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콘스탄티누스 시대는 무척 중요한데, 이 시기에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되고 니케아 공의회로 지금과 같은 기독교의 틀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콘스탄티누스 개인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는 콘스탄티누스를 은인으로 여기며 12사도 다음의 성인으로 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콘스탄티누스 개인에 대해서는 다른 황제들과 마찬가지로 권력욕에 사로잡힌 잔인한 측면이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아마 그렇지 못했다면 대제국의 황제 노릇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위인이라는 인물들의 행태가 대부분 다 그러했지만 말이다.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이 황제가 되기 위해서..

읽고본느낌 200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