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 3

레고로 만든 집

윤성희 작가는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 책은 그 이후에 쓴 소설을 모아서 펴낸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레고로 만든 집'을 포함해 아홉 편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소설은 '레고로 만든 집'이었다. 작가의 첫 작품이라 더욱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사지마비가 된 아버지와 장애인 오빠를 돌봐야 하는 주인공은 대학교 앞 복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해서 집을 날린 뒤 쓰러지고, 어머니는 전세금을 빼서 도망가버렸다.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 그녀는 부엌에서 잠을 자며 아무 희망 없이 살아간다. 그녀는 너무 가난하고 쓸쓸하다. 작가의 소설에는 이런 주인공들이 자주 나온다. 주인공은 사람이..

읽고본느낌 2022.04.21

구경꾼들

도서관에서 윤성희 소설가의 책을 세 권 빌려 왔다. 구할 수 있는 작가의 책은 모두 읽어볼 예정이다. 작가의 작품을 연속으로 읽어 볼 생각을 갖게 한 것은 얼마 전에 만났던 이었다. 그때 느낌이 강렬하여 윤성희 소설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윤성희 소설가의 작품은 짧은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이야기들이 통일된 구도 아래 부드럽게 이어져 나간다. 이번에 읽은 은 장편소설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구경꾼들인지 모른다. 소설가 또한 진지한 세상의 구경꾼일 것이다. 책 제목대로 작가는 구경꾼의 시선으로 애틋한 한 가족의 삶을 그려낸다. 은 '나'의 성장소설이면서 '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가족 서사다. 이 가족은 외조모를 포함해서 9명이다. 조부모, 부모, 삼촌 ..

읽고본느낌 2022.04.14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날마다 만우절'을 비롯해 11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날마다 만우절'은 소설가가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된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그에 못지않게 뛰어나다. 윤성희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는다. 왜 이제야 읽게 되었을까, 아쉽게 생각될 정도로 소설은 흡인력이 강하면서 잔잔한 울림을 준다. 주인공은 주로 여성들인데 이들이 펼치는 인간사가 애잔하고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걸 담아내는 소설가의 담백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속도 빠른 짧은 장면에 인간의 마음을 드러내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나는 11편의 소설 중에서 '어느 밤'이 제일 인상 깊었다. 한밤중에 킥보드를 타다가 사고를 당해 쓰러진 여성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칠순을 앞둔 주인공은 남편이나 딸로부터 소..

읽고본느낌 20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