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나 광주에서는 비가 온다는 말의 뜻을 알 수가 없다 비가 온다는 말은 장흥이나 강진 그도 아니면 구강포쯤 가야 이해가 된다 내리는 비야 내리는 비이지만 비가 걸어서 오거나 달려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어떨 때 비는 싸우러 오는 병사처럼 씩씩거리며 다가오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그 병사의 아내가 지아비를 전쟁터로 보내고 돌아서서 골목길을 걸어오는 그 터벅거림으로 온다 그리고 또 어떨 때는 새색시 기다리는 신랑처럼 풀 나무 입술이 보타 있을 때 산모롱이에 얼비치는 진달래 치마로 멀미나는 꽃내를 몰고 오시기도 하는 것이다 - 비가 오신다 / 이대흠 농경사회에서는 자연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비나 바람에 대한 표현이 발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 이름만 해도 수십 가지를 헤아린다. 실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