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97]

샌. 2009. 12. 10. 10:16

그러므로 대인의 행동은

드러나지 않지만 남을 해치지도 않고

인의와 은혜를 자랑하지도 않는다.

행동은 이익을 앞세우지 않으나

이익을 찾는 노예를 천시하지도 않는다.

재화를 다투지 않지만 사양한 것을 찬양하지도 않는다.

손수 일을 하며 남의 노동을 빌리지도 않지만

노동으로 먹고사는 것을 찬양하지도 않으며

탐하고 땀 흘리는 것을 천시하지도 않는다.

행동이 세속과는 다르지만 괴이한 것을 찬양하지도 않는다.

다스림은 민중을 따르는 데 달려 있으니

영합하고 아첨하는 자를 천시하지도 않는다.

세상의 작록도 그를 권면할수 없고

죽음과 부끄러움도 그를 욕되게 할 수 없으니

그것은 시비를 분별할 수 없고

대소는 나눌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是故大人之行

不出乎害人

不多仁恩

動不爲利

不賤門隸

貨財不爭 不多辭讓

事焉不借人

不多食乎力

不賤貪汗

行殊乎俗 不多피異

爲在從衆

不賤녕諂

世之爵祿不足以爲勸

戮恥不足以爲辱

知是非之不可爲分

細大之不可爲倪

 

- 秋水 3

 

한 마디로 대인(大人)은 시비를 초월한 사람이다. 자신은 이익을 앞세우지 않으나 이익을 쫓는 사람을 멸시하지 않는다. 시세에 영합하고 아첨하는 자들을 우습게 보지도 않는다. 대인은 자신의 길을 가지만 반대의 길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것은 마치 햇빛이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골고루 비추는 것과 같다. 노자가 도는 어질지 않다고 한 것도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대인에게 남과 세상은 '나'와 분리되지 않은 하나다. 그러므로 남 탓을 할 이유가 없다. MB를 비난하고 미워하기는 쉽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보면 강을 파헤치는 것은 MB 개인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 속의 욕망이다. 특정인 때문에 내가 불행한 것이 아니다. MB를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다.분노가 겨누어야 할 방향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MB가 물러나더라도 또 다른 MB가나타날 것이다.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바뀌지 않는 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은 다시 '나'로 돌아온다. 내가 세상과 한 몸임을 알 때 분별심도 타자와의 금긋기도 사라진다. 그것이 대인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대인이 구름 위에앉아 있는 신선은 아니다. 대인은 세상 속에서 세상 존재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 역시 치열하게 고민하고 방황할 것이다. 다만 그 고민과 방황이 근본에 닿아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99]  (0) 2009.12.25
장자[98]  (0) 2009.12.18
장자[96]  (0) 2009.11.29
장자[95]  (0) 2009.11.22
장자[94]  (0) 200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