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서울대공원에서 청계산에 오르다

샌. 2009. 7. 11. 19:19



이번 청계산행의 들머리는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 입구였다. 대개 과천 쪽에서 오르는 청계산은 서울대공원 오른쪽 길을 이용하지만 이번에는 왼쪽 방향을 택했다. 여기는 찾는 사람들이 적어 조용해서 좋다. 길도 완만한 오르막이어서 걷기에 편하다.

 

약 40분 정도 걸으면 청계산 주능선에 이르고 곧 옥녀봉이 나온다. 아내와 동행했는데 아내가 힘들어하면 반대쪽 양재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의외로 아내의 몸 상태가 좋아 정상을 오르기로 했다. 그래서 1천여 개의 계단을 지나 매봉에 오른 다음 바로 청계산 최고봉인 망경대(望京臺, 618m)까지 올랐다.

 

아내와는 며칠전에 퇴직 문제로 작은 다툼이 있었다. 빨리 퇴직하고 싶은 내 바람을 아내는 여전히 받아주지 않고 있다.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아내가 나는 야속한 것이고, 그러나 아내 입장에서는 남자와는 다른견해가 있을 것이다. 아내의 말에도 일리가 있고, 그래서 내 생각만 고집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날은 어떤 결론 없이 유야무야 얘기가 끝나고 말았다.

 

나라가 온통 소통 부재로 시끄러운데 그것은 개인간, 부부간에도 마찬가지다. 집단이든 개인이든 모든 갈등의 원인은 소통 부족에 따른 오해가 대부분인 것 같다. 소통을 위해서는 가능하면 선입견을 버리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지리라고 본다. 내 문제도 우리가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다면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나리라고 믿는다.

 



아내는 매봉과 망경대를 오른 것에 매우 흡족해 했다. 청계산을 여러 번 찾았지만 정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경대에서 잘 찍지 않는 기념사진 한 장도 흔쾌히 찍었다. 망경대에서 내려가는 길은 오늘 산행 중 가장 험했다. 난코스를 통과하고 집에서 싸가지고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언제나처럼 꿀맛이었다.

 

오늘은 서울대공원을 기점으로 해서 시계 방향으로 청계산 줄기를 한 바퀴 돈 셈이다. 매봉에 오를 때의 긴 계단길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산길은 부드럽고 완만했다. 그러나 장마철이라 후덥지근한 날씨 탓에 무척 땀을 많이흘렸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눈으로 들어가 따끔거려서 손수건을 머리에 동여매고 걸어야 했다.

 

* 산행경로; 서울대공원 - 옥녀봉 - 매봉 - 망경대 - 과천 매봉 - 서울대공원

* 산행시간; 6 시간(09:30-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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