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에서 도솔암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 소나무가 있다. 바로 옆에는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眞興窟)이 있는데, 장사송(長沙松)이란 이름은 옛날 이곳 지명이 장사현(長沙縣)이어서 그렇게 불려지고 있다고 한다.
10여 년 전에 보고 다시 만난 장사송은 역시 그 모습이 빼어났다. 단아하고 고고한 품격이 마치 한 마리 학이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말이 이 나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또는 고려청자의 날렵하면서도 은은한 고전적 미라고 할까, 아무리 바라보아도 절로 찬탄이 나오는 아름다운 나무였다. 나무 앞 정자에 앉아 있으려니 지나는 사람마다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천연기념물 354 호인 장사송은 반송의 일종으로 수령은 600 년 정도로 추산한다.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소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크기는 가슴둘레 3 m에키는 23 m나 된다. 이 정도면 키다리 나무인데 주위에 비교되는 나무가 없어선지 큰 키가 그렇게 실감되지는 않았다.
장사송은 사람으로 치면 맵시가 고운 여인이나 단정한 선비가 연상된다. 생각 같아서는 아름다운 이 나무에 어울리는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지명에서 따온 딱딱한 장사송보다는 누구나 부르기 쉬운 친근하고 예쁜 이름이 있을 것 같다.
'천년의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달사지 느티나무 (0) | 2009.05.07 |
---|---|
도솔암 마애석불 소나무 (0) | 2009.04.29 |
스와얌부나트 인도보리수 (0) | 2009.04.14 |
염불사 보리자나무 (0) | 2009.04.08 |
초지진 소나무 (0) | 2009.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