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을 걸은 뒤에 국립현대미술관에 들렀다. 마침 어제부터 강익중의 <멀티플/다이얼로그>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램프코어에 있는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多多益善)' 주위의 나선형 벽을 따라 60,000여 개의 소형 타일작품들과 오브제, 영상물이 가득 붙어 있었다.
전에는 '다다익선'만 가운데 달랑 놓여 있어 썰렁했는데 강익중의 작품이 더해지니 '다다익선'이 다시 생명을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적인 비디오 영상과 정적인 강익중의 작품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유쾌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작은 소품들로 이루어진 규모의 거대함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 전시회는 작가 강익중이 1980 년대부터 진행하고 있는 '3 인치' 연작들이 총망라된 회고전이라고 한다. 또한 자신의 스승인 백남준의 작고 3 주기를 맞아 스승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승과 제자의 따스한 교감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다.
벽을 따라 가로 세로 3 인치의 이런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다. 여러가지 다양한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달항아리가 가장 많았다. 가히 '삼라만상'이라고 부를 만하다. 현재 공사중인 광화문을 가리고 있는 작품도 소재가 달항아리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로 시작되는 김구 선생님의 말씀도 작품으로 제작되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어록이기도 하다.
내 모습도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면서 흥미로웠다.
그래도 겨울 산길은 호젓하고 아름다웠다. 또 고마운 것은 히말라야에 다녀온 뒤로 내 체력이나 걸음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이다.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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