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아내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임형주의 송년 음악회'에 다녀왔다. 수술 후 병원 진료를 제외하고는 아내로서는 첫 나들이였다.
이런 큰 음악회에 가리라고는 상상도 안했는데 마침 티켓 두 장을 아내의 친구가 선물로 보내왔다. 임형주의 고운 목소리를 좋아하는 아내에게는 가장 큰 연말 선물인 셈이었다. 더구나 그 표가 장당 13만 원이나 하는 VIP석권이었다.나 같은 사람이 돈을 내고 그런 자리에 앉을 기회는 아마 일생에 한 번도 없을 것이다. 연주회장이라면 잠만 청하는 나로서는 아내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함께 자리를 같이 했다.
공연은 저녁 8 시부터 3 시간 가까이 계속되었다. 임형주 씨는 5 번의 앙콜곡을 포함하여 혼자서 26 곡이나 열창을 했다. 잔잔하게 이어지던 노래는 후반부에 들어서 ABBA의 노래가 나오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서 호응을 했는데 솔직히 나는 흥겨워하는 옆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그래도 알고 있는 노래들이몇 곡 있어서 좋았다.그중에서도 나로서는 'You raise me up'을 가장 가슴 뜨겁게 들었다. 임형주 씨도 이 노래를 설명하면서 본인이 가장 아끼는 노래 중 하나라고 했다. 내가 넘어지고 쓰러질 때 따스한 손길 내미는 당신이 있어 나는 행복하답니다.
2008 년의 마지막 날의 지는 해를 집의 거실에서 지켜 보았다. 어느 해 하나 특별하지 않은 해가 있겠냐마는 올해는 특히 나로서는 이런저런 사연이 많은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내일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별로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지금 이 시간에는 숱한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불안해 하고 늘 갈증에 시달리는 당신이라면 그 모든 불안과 두려움을 저 해에 담아소멸시키시길... 그리고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행복과 지혜가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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