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사말 - 나마스떼

샌. 2009. 2. 6. 07:58

히말라야 지역에는 따망족 등 여러 종족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트레킹 도중에 만난 이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하나 같이 밝고 웃는 낯으로 "나마스떼"하고 먼저 인사를 했다. 또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카메라를 갖다대어도 전혀 싫어하는 기색이 없이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런 것들은 천성적으로 타고나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태도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어른들조차 표정이 천진난만하고 맑았다. 가난의 그늘이라고는 적어도 그들의 얼굴에서는 읽을 수가 없었다.

히말라야에서 가장 자주 듣고 한 말이 '나마스떼'였다. 네팔인들만 아니라 서양인들과도 그냥 '나마스떼' 하며 인사를 했다. '나마스떼'는 산스크리트어인데 '나는 당신의 신성에 경배합니다'라는 뜻의 인도와 네팔에서 주로 쓰는 인사말이다. 그런데 네팔 사람들의 발음을 자세히 들어보면 끝이 길면서 '이' 발음이 덧붙어 '나마스떼이-'라고 말한다. 그 어조에는 음악적인 리듬감이 있는데, 특히 젊은 여인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나마스떼이-'라고 하면 무척 고혹적으로 들린다.

무엇보다도 나는 '나마스떼'가 품고 있는 그 의미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에 내재된 신성에 경배한다는 것은 상대를 신으로 여길 정도로 존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이며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나눌 때 어떤 때는 전율하는 듯한 느낌이 몸과 마음을 관통했다. 우리들에게 공통으로 존재하는내면의 빛에 존경을 표하고 사랑으로 하나임을 확인하는'나마스떼' 만큼 아름다운 인사말이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평화의 메시지며 언제 들어도 행복한 말이다.

'안녕하세요'나 'Good Morning'도 각자의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좋은 인사말이다. 또 가톨릭의 미사 중에 서로 나누는 '평화를 빕니다'도 아름다운 인사말이다. 그러나 '나마스떼' 만큼 종교적이면서도 보편적이고 인간을 긍정하는 따스한 인사말은 없는 것 같다. '나마스떼'라는 말 속에는 우리 모두가 신성으로 빛나는 존재임을확인하는 감격적인 의미가 들어있다.

서울에 돌아와서도 가끔씩 '나마스떼'하고 혼잣말로 속삭여 본다. 그러면 내 마음이 절로 환해지고 행복감으로 충만되는 걸 느낀다. 맑고 푸른 히말라야의 하늘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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