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47]

샌. 2008. 11. 12. 09:39

사람의 군자는 자연의 소인일 뿐이다.

 

人之君子 天之小人也

 

- 大宗師 9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이라는 용어는 주로 유가에서사용한다. 유가에서 군자란 인격이 완성된 이상적인 인간이다.반면 소인은 고상한 뜻보다는 현실의 이(利)와 욕(欲)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움직이는 사람이다. 군자는 모든 사람의 사표가 되며, 학문이나 수양을 하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런 군자를 장자는 거침없이 자연의소인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관점과 하늘의 관점은 다르다. 세상이 칭송하는 삶이 오히려 자연의 입장에서는 반대일 수도 있다. 그리고 세상이 기피하는 삶이 참된 삶에 가까울 수도 있다. 여기서도 장자의 고정관념 깨기가 시도된다. 특히 위인이라고 부르는 인물들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자식들에게위인전을 읽히며그런 인물을 닮으리고 하지만 과연 진실로 닮아야 할 사람들인지는 한 번 쯤 의문을 가져야 된다고 본다.

 

그런 위인들보자는 차라리 이름 없는 촌부의 삶이 자연의 입장에서는 군자라고 볼지 모른다. 땅에서 작은 자가 하늘에서는 큰 자가 되고, 땅에서 큰 자가 하늘에서는 작은 자가 되는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 출세하고 행세깨나 하는 인간들은 하늘의 눈으로 보면 위선자요 기회주의자들이며 소인배들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참된 자연의 삶을 사는 사람은 인간 세상에서 무시를 당하고 배척을 받는다.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하늘의 관점에서는 군자들이다.

 

장자는 계속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묻는다.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의 관점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장자를 읽는 가치는 충분하다. 참된 삶을 사는 구체적인 답은 찾지 않아도 좋다. 그런 의문 속에 이미 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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