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Each and All / R. W. Emerson

샌. 2007. 7. 30. 18:35

Little thinks, in the field, yon red-cloaked clown,
Of thee, from the hill-top looking down;
And the heifer, that lows in the upland farm,
Far-heard, lows not thine ear to charm;
The sexton tolling the bell at noon,
Dreams not that great Napoleon
Stops his horse, and lists with delight,
Whilst his files sweep round yon Alpine height;
Nor knowest thou what argument
Thy life to thy neighbor's creed has lent:
All are needed by each one,
Nothing is fair or good alone.

I thought the sparrow's note from heaven,
Singing at dawn on the alder bough;
I brought him home in his nest at even;—
He sings the song, but it pleases not now;
For I did not bring home the river and sky;
He sang to my ear; they sang to my eye.

The delicate shells lay on the shore;
The bubbles of the latest wave
Fresh pearls to their enamel gave;
And the bellowing of the savage sea
Greeted their safe escape to me;
I wiped away the weeds and foam,
And fetched my sea-born treasures home;
But the poor, unsightly, noisome things
Had left their beauty on the shore
With the sun, and the sand, and the wild uproar.

The lover watched his graceful maid
As 'mid the virgin train she strayed,
Nor knew her beauty's best attire
Was woven still by the snow-white quire;
At last she came to his hermitage,
Like the bird from the woodlands to the cage,—
The gay enchantment was undone,
A gentle wife, but fairy none.

Then I said, "I covet Truth;
Beauty is unripe childhood's cheat,—
I leave it behind with the games of youth."
As I spoke, beneath my feet
The ground-pine curled its pretty wreath,
Running over the club-moss burrs;
I inhaled the violet's breath;
Around me stood the oaks and firs;
Pine cones and acorns lay on the ground;
Above me soared the eternal sky,
Full of light and deity;
Again I saw, again I heard,
The rolling river, the morning bird;—
Beauty through my senses stole,
I yielded myself to the perfect whole.

 

- Each and All / R. W. Emerson

 

저 들판의 붉은 코트 어릿광대는

그대가 산꼭대기에서 보고 있는 걸 생각지도 못하며

저 멀리 고원 목장 어린 암소의 아득한 울음소리

그대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 아니고

교회 종지기가 울리는 정오의 종소리 또한

알프스를 넘어가는 나폴레옹과 그의 군대

말을 멈춰 그 소리에 귀 기울여

즐겁게 들을 거라 생각지도 않으며

그대 인생이 그대 이웃 읊조리는 사도신경에

어떤 도움을 줄 건지 알지 못할지라도

모든 것은 각각에게 필요한 것이며

제 홀로 유익하거나 정당한 것 아무 것도 없나니

 

나는 새벽 오리나무 가지에서 노래하는

참새 소리를 천국의 것으로 여겼도다

저녁때 참새 둥지 채 옮겨 집에 두었는데

녀석은 노래 부르지만 즐겁지가 않네

강과 하늘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런가 봐

새는 내 귀에, 모두는 내 눈에 노래했던 거라네

 

깨질 듯 아름다운 조개들 바닷가에 있어

파도의 거품들이 금방 밀려와

그 속 진주를 화려한 광택으로 빛나게 하고

사나운 바다는 포효하는 굉음을 내면서

나로부터 벗어나며 인사를 하네

나는 해초와 거품을 걷어내어

바다의 보물들을 집으로 가져왔지만

초라하고 보기 싫은 하찮은 것들이 되었네

태양과 모래와 파도 소리의 아름다움을

바닷가에 두고 와서 그런가 봐

 

연인은 우아한 소녀를 눈여겨 보며

처녀들의 행렬에서 뒤쳐지기를 기다렸지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백설 성가대에 계속 묶여있을 것 같았네

마침내 그녀를 그의 외딴 집에 데려왔는데

숲 속 새를 새장 속에 놓은 것처럼

얌전한 아내 되었지만 우아한 멋 없어지고

쾌활하고 황홀한 매력 또한 사라졌네

 

그래서 난 진리를 갈망한다고 말했는데

아름다움은 미숙한 어린애의 속임수며

청춘의 유희로 끝나버린다고

또 난 말했네, 내 발 밑 땅바닥의 소나무는

화환처럼 둥근 원을 그리며

이끼 낀 돌막대 위로 뻗어있고

나는 제비꽃 향기를 마시네

내 주위에 참나무와 전나무들이 둘러서 있고

솔방울과 도토리들은 땅바닥에 구르고

빛과 신성이 가득차고 충만한 영원한 하늘은

내 머리 위 높이 솟아있네

나는 다시 보았고, 다시 듣게 되었다네

출렁이는 강물과 새벽녘 새의 노래를

아름다움이 몰래 내 감각 속으로 파고들어

나는 완벽한 그 조화에 굴복하고 말았다네

 

- 개체와 전체 / 랄프 왈도 에머슨

 

이 시의 번역을 여기저기 찾아보았으나 유감스럽게도 이것밖에 눈에 띄질 않는다. 이렇게라도 있으니 고맙기는 하지만 거의 직역 수준의 번역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럴 때는 내 영어 실력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세 번째 연은 류시화의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자연시 모음집에 맨 첫 번째로 실려 있다. 시를 다른 언어로 옮긴다는 것이 힘든 일인 줄은 알지만, 이 시 전체를 새로운 번역으로 조만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조개는

바닷가에 있고

파도의 거품이 조개 속

진주를 반짝이게 했다

나는 그 바다의 보물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그러나 그것은 초라하고

보기 싫은 하찮은 물건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태양과 모래와

파도 소리와 함께

바닷가에 그것의

아름다움을 두고 왔기에

 

내가 볼 때 에머슨의 초절주의는 동양의 노장사상과도 연관이 되는 것 같고, 초기 기독교의 영지주의와도 닮은 데가 많은 것 같다. 인간의 신적 본성과 직관적 깨달음을 중시하는 것도 그렇고, 자연을 분리가 아닌 통합적 개념으로 신의 섭리가 구현된 질서 세계로 보는 것도 그렇다. 물론 지나친 인간성 신뢰와 개인 가치 중시는 이기주의와 인간 소외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에머슨 역시 물질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소유욕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보았다. 그것은 환경 파괴와 인간성 파괴, 즉 인간의 물화(物化) 현상으로 나아간다. 땅을 소유하고 경제적 관념으로 땅을 해석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땅으로부터는 소외되는 것이다. 조개가 탐이 나 집으로 가져 오지만 그 순간 조개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하찮은 물건으로 전락되고 만다. 한 존재는 다른 존재와의 연관성 안에서만 의미가 있다.

 

인간과 자연은 대립된 존재가 아니라 존재의 통일성 안에서 하나다. 자연은 인간의 이용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자연을 자원과 자본의 관점에서 보는 한, 우리는 이 시에서 나오는 조개와 예쁜 소녀의 예에서 보듯 늘 실망하고 허기지게 될 것이다. 만물의 연관성과 공존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우리는 절대적 존재의 한 부분이며 한 몸이다. 그때 우리는 우주의 완벽한 조화에 감사하며 무릎 꿇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