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끈끈이대나물

샌. 2007. 6. 27. 10:23



끈끈이대나물은 아마도 딱딱한 식물학자들이 붙인 이름인 것 같다. 줄기 윗부분에서 점액이 나와 파리나 곤충들이 잘 달라붙는다고 '끈끈이'이고, 줄기가 대나무처럼 곧게 선다고 '대나물'이라고 명명한 게 틀림없다. 이 식물의 외형적 특징은 잘 나타내었지만, 아쉽게도 꽃의 이미지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끈끈이대나물의 영어 이름은 'Catchfly'이고, 학명은 'Silene armeria L'인데 보통 씨레네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럽이 원산이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야생 상태로 퍼지고 있고, 화단에서도 기르는 걸 여름이면 가끔 볼 수 있다. 이 꽃은 군락으로 피어있을 때가 멋있다. 붉은 색의 꽃이 가지 끝에 빽빽이 달리는데, 꽃의 모양은 꽃잔디를 닮았다. 나는 이 꽃을 처음 보았을 때 바로 키 큰 꽃잔디가 연상되었다.

 

어느 시인은 이 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우주의 심연

저 가슴 속 깊이

끈끈하게 맺은

대나무 줄기처럼

꼿꼿이 허리 곧추세우고

일편단심

하늘을 우러러

쌓은 탑

온 산천이

오뉴월 땡볕 아래

진홍으로

꽃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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