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의 색깔은 보라색, 노란색, 흰색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원예종으로 개량된 것들 중에는 알록달록한 무늬를 가진 것도 있다. 흰색을 가진 제비꽃도 여러 종류가 있어, 꽃이 희다고 전부 흰제비꽃은 아니다. 이 흰제비꽃은 보라색의 제비꽃과 잎의 모양이같다. 꽃의 밝고 환한 흰색에서는 청순하고 깨끗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꽃말도 '순진무구한 사랑'인가 보다.
그러나 꽃을 바라보는 마음은 사람에 따라다를 것이다. 또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시인은 흰제비꽃을 보며 이름 불려지지 않은 존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이렇게 담고 있다.
봄날은
흰제비꽃 시선 하나에도
발부리가 걸려 오래오래 아프다
잊혀져 불려지지 않은 이름들이
흰제비꽃으로 피었나
제비꽃은 지가 꽃피는 게 일이라서 피는 게 아니라
지난 겨울 긴 긴 울음이 잦아진 다음
살지 않으면 또 어쩌랴 싶어
얼굴 씻고 양지쪽에 나섰는 것이다
그렇듯 사람아
어디에든 살아서
살아서 헝클어진 머리카락 추스려 묶고
화장이라도 좀 고치고 양지쪽에 나서보렴
돌담 아래 쭈그리고 앉아 하릴없이
잊혀진 내가 잊혀진 흰제비꽃 이름 챙겨주지 않는다면
어디쯤은 있을 내 사람의 눈물도 하염없겠다
- 흰제비꽃 소곡 / 복효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