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주로 국도를타고 고향에 다녔다. 그중에서 충주와 단양을 연결하는 36번 도로는 풍광이 좋아 자주 이용했다. 충주호를 끼고 꼬불꼬불 이어지는 이 길은 운전의 피곤함을 잊게 해 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 느티나무는 그 길 위에 있었다. 그러니까 오가며 본 것이 20년도 더 되었다.
막상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냥 지나치면 수많은 나무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관계를 맺게 되면 나에게는 특별한 나무가 된다. 이제 이 나무도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앞으로 이 길을 지날 때면 잠시 멈춰 서서 인사라도 나누게 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나무는 길에 나와 자식을 기다리는 시골 아낙을 닮았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기다려줄 것 같다. 수령이 약 350년 된 예쁘고 정갈한 느티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