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란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공부입니다. 자신을 얽어매는 집착과 애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공부이지요. 잘 산다는 것은 제대로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종교를 갖고, 수도생활을 하는 목적이 여기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공부를 멀리 특별한 장소에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여기가 바로 그런 수행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어느 분의 글에서 본 내용인데, 이분은 자신의 마음공부를 ‘깃털처럼 살기’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이분은 이걸 수첩에 적어두고 적어도 하루에 두서너 개씩은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의 기지개 켜기
눈 감아 보기
호흡 길게 하기
심장 박동소리 듣기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 번 쳐다보기
잠시 멍하니 있기
벽 마주하고 앉기
그냥 웃어 보기
뒤로 걸어 보기
아이들 재잘대는 소리 들어보기
아랫목에서 게을러 보기
조금 느리게 움직이기
좋아하는 단어 떠올리기
가장 따뜻한 풍경 떠올리기
마음 덜 쓰기
잠시 침묵하기
잠깐 보지 않고 듣지 않기
뭐든지 잠시 수용하기
체념하고 망각하는 연습하기
관념 쪼개기
자그마한 것에도 감사하기
여유 만끽하기
순간순간 경험해 보기
아무리 큰 깨달음이나 위대한 담론도 나의 것으로 체화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머리로 아무리 많은 것을 이해한다 할지라도 가슴으로 뜨거워지고 손발이 따르지 않는다면 역시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것과 살아가는 일상의 통합이 핵심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영성을 체험하기 위해 찾아온 봉사자들에게 마더 데레사는 이런 세 가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잘 웃는가? 잘 먹는가? 잘 자는가?” 종교나 이념을 묻지는 않았습니다. 행복한 사람이 즐거운 봉사를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에는 돈오점수(頓悟漸修)에서 ‘돈오’에 큰 비중을 뒀지만, 이제는 ‘점수’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돈오는 이제 별로 믿지 않습니다. 어떤 깨달음을 얻었느냐보다 그걸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천되지 않는 진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돈오에는 가짜가 많지만 점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분의 실천 목록은 거창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해볼 수 있습니다. 틀에 짜인 일상에서 떠나 가끔씩 이런 정신적 여유를 누려보는 것이 마음공부이고 수행일 것입니다. 마음공부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분처럼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어 부담 없이 실천해 본다면 우리들 인생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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