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바라보기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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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하니
오랫동안
감나무를 바라보면 어떨까바쁘게 달려가다가
힐끗 한 번 쳐다보고
재빨리 사진 한 장 찍은 다음
앞길 서두르지 말고
그 자리에 서서 또는 앉아서
홀린 듯
하염없이 감나무를 바라보면 어떨까
우리도 잠깐
가을 식구가 되어
작년 늦가을, 친구와 인사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많이 남아서 경복궁에 들어가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북쪽 어느 모퉁이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아마도 관상용으로 감은 따지 않고 그냥 두었는가 보다.
덕분에 까치 두 마리가 포식하고 있었다.
까치밥이 아니라 까치의 잔칫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