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어느 묘비석

샌. 2003. 10. 9. 13:41

 

 

산길을 가는데 묘비석 하나가 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까만 돌에 정성들여 음각한 글자가 선명한데
어쩌다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길에 파묻혀
등산객들 발길에 밟히고 있는지 안타깝기만 했다.

 

그 비문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여기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을 위하여
평생을 바쁘게 일 속에서 사시다 가신 아버님께서 잠드시다.
우리들이 짐을 벗겨드리기 전에 먼저 가셨다.
이제 무거웠던 짐을 다 벗어놓으시고 편히 쉬시옵소서.


 

 

가을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처럼, 선인들처럼
바쁜 걸음 멈추고 저 흙으로, 고요로 돌아가리라.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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