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샌. 2019. 5. 10. 11:51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전이 열리고 있다. 부제가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이다. 창령사(蒼嶺寺)는 고려시대에 세워졌지만 조선조에 들어서 폐사된 절이다. 2001년에 창령사 절터에서 땅에 묻혀 있던 나한상들이 발굴되었다.

 

나한(羅漢)은 아라한(阿羅漢)의 줄임말로 산스크리터어 'arhat(아르핫)'을 한자로 음역한 것이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불교의 성자를 가리킨다. 부처님 입멸 뒤 그의 말씀을 경전으로 편찬하기 위해 모인 가섭을 비롯한 500명의 제자들이 오백나한이다. 본격적인 나한 신앙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번에 창령사터에서 발굴된 나한상은 친근한 우리의 모습이어서 더 마음을 다. 인간의 다양한 희로애락 감정을 담고 있는데 특히 천진한 미소가 일품이다. 우리 내면에 잠자고 있는 순수성을 일깨워주는 듯하다.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스럽습니까? 오백나한의 수많은 표정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 있는 수많은 감정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진심으로 웃고 슬퍼할 수 있는 그들과 달리 개인적인 욕심과 온갖 무거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묻고 싶어집니다.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스럽습니까?"

 

 

 

 

 

구름이 달리지 하늘이 움직이는가

배가 갈 뿐, 언덕은 가지 않는 것을

본래는 아무것도 없는 것

어디메서 기쁨과 슬픔 이는가

 

- 편양언기(鞭羊彦機, 1581~1644)

 

 

"나한이란 내 안에 존재하는 깨달은 자이고, 깨달은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입니다. .깨달은 삶이란 저 멀리 아득한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천진하게 웃고, 좀 더 느긋하게 진지하고, 좀 더 여유있게 인상 쓰고, 좀 더 편안하게 슬플 수 있는 삶입니다. 결코 멀지 않기에 우리 자신 또한 얼마든지 다가갈 수 있는, 지금 내 삶 바로 옆에 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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