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15) - 강화도

샌. 2019. 5. 14. 11:30

강화도에는 천주교 성지가 세 곳 있다. 갑곶순교성지, 진무영성지, 일만 위 순교자 현양동산을 차례대로 찾다. 잔뜩 흐리고 가는 비가 간간이 뿌리다.

24. 갑곶순교성지

강화도는 한양 방어의 요충지로 고려 시대부터 외세와 충돌해 온 역사의 현장이다. 이곳이 카톨릭과 관계를 갖기 시작한 것은 1866년 병인양요에 이은 병인박해 때다. 조선이 프랑스인 성직자 9명을 처형한 책임을 물어 프랑스 함대가 이곳 갑곶 돈대로 상류하여 강화성과 문수산성을 점령했다.

프랑스군이 물러간 뒤에 전쟁의 책임을 물어 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순교했다. 갑곶순교성지는 그분들의 넋을 기리는 장소다.

아내는 11시 미사를 봉헌하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

특이하게 인도인 단체여행객이 보인다. 기도하는 사람은 없고 기념사진만 찍고 가는 걸로 봐서 신자들은 아닌 것 같다.

예수고상 발에 꽂은 장미가 붉은 신심으로 피어나다.

박순집 베드로 무덤이다. 1830년 신앙 가정에서 태어난 박 베드로는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제4대 조선교구장이었던 베르뇌 외 많은 순교자의 시신을 수습하여 이장했다. 서소문 밖에서 순교하고 버려진 남종삼 요한, 최형 베드로의 시신도 찾아내어 안전한 곳에 안장하였다. 그로 인해 밝혀진 순교자의 행적이 150명이 넘는다 한다. 박해 시기에 궂은 일을 마다하지 분이시다.

우윤집 등 순교자 3위비가 세워져 있다.

 

25. 진무영순교성지

진무영(鎭撫營)은 조선 시대 해상 경비를 맡았던 군영으로, 박해 때 천주교인이 처형된 곳이다. 고려궁지와 강화성당에 인접해 있다.

26. 일만 위 순교자 현양동산

한국 카톨릭 교회에는 적게는 만 명, 많게는 삼만 명의 순교자가 계신다. 그중에서 이름이라도 알고 있는 순교자는 1천 명 정도에 불과하다. 일만 위 순교자 현양동산은 한국의 순교자들, 특히 무명 순교자들에게 봉헌한 곳이다. 강화군 내가면에 있다.

이곳은 침묵으로 기도하는 곳이다. 순교자의 십자가길 - 무명순교자의 길 - 십자가의 길 - 성모칠고 - 빛의 신비길 - 환의의 신비길 - 고통의 신비길 - 영광의 신비길 - 성 남종산 기념관을 모두 순례하자면 긴 시간이 걸리겠다.

무명순교자 현양탑이다.

고통의 신비길을 따라가면 끝에 성모당이 나온다.

성지 성당 내부 모습. 성수대 디자인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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