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영장산에서 삼동으로

샌. 2019. 5. 6. 17:59

어제는 초여름 날씨더니 오늘은 가을처럼 선선하다. 봄날씨 변덕은 알아줘야겠다. 휴일에는 외출을 자제하는데 오늘은 예외다. 하늘 쨍하며 눈부시고, 공기는 더없이 맑고 상큼하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영장산으로 향한다.

 

 

이매역에서 바로 산으로 들어간다. 도시에 인접한 산이고 휴일인데 산길에서는 사람 만나기 힘들다. 걷기 열풍이 약간 수그러들었나 보다. 산길이 조용하니 나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이매역에서 영장산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절로 힐링이 되는 걷기 좋은 평평한 흙길이 많다. 지금의 나한테 딱 맞는 길이다. 이런 길은 하루 종일 걸어도 괜찮겠다. 정상이 빨리 다가오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

 

 

영장산에서 북쪽 능선으로 방향을 튼다. 유행이 뭔지, 레깅스를 입고 등산하는 여자들이 자주 보인다. 주로 젊은 여자들이다. 신기해서 쳐다보지만 시선 주기가 어렵다. 바로 뒤따라 오르막을 오르자면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무리지어 다니는 것보다 홀로 산길을 걸을 때가 더 행복하다. 최근에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은 사르트르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내 식으로지만 그 말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인간은 불덩어리다. 너무 가까이 가면 데인다. 조심하며 명심해야 한다. 적당한 거리 두기!

 

 

삼동역 주변으로 산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새로운 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산 아래 청명사가 있었는데 왠일인지 해체하는 중이다. 전철역이 들어선 이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작년 봄 이래로 등산을 자제했다. 발에 티눈이 생겨서 몇 달간 치료를 받야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등산에 게을러졌다. 이제 주변의 작은 산부터 차근차근 다시 찾아볼 계획이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9:30~14:00)

* 산행 거리: 약 10km

* 산행 경로: 이매역 - 영장산 - 고불산 - 삼동역

 

'사진속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0) 2019.05.10
조계사 연등(2019)  (0) 2019.05.08
길상사 연등  (0) 2019.05.04
성북동 한 바퀴  (0) 2019.05.02
검단능선을 걷다  (0) 2019.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