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서늘함 / 신달자

샌. 2019. 6. 17. 15:39

주소 하나 다는 데 큰 벽이 필요 없다

 

지팡이 하나 세우는 데 큰 뜰이 필요 없다

 

마음 하나 세우는 데야 큰 방이 왜 필요한가

 

언 밥 한 그릇 녹이는 사이

 

쌀 한 톨만 한 하루가 지나간다

 

- 서늘함 / 신달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나이 먹는 것과 사람다움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관성대로 살다가는 삶이 누추해질 뿐이다. 젊어서는 패기였어도 늙어서는 주책이 된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덜어내고 덜어낼 일이다. 서늘해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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