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금강경[4]

샌. 2019. 12. 19. 10:19

"또한 수보리여, 보살은 무엇에도 걸림이 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모습에 걸림 없이, 소리에 걸림 없이, 냄새에 걸림 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맛에 걸림 없이, 느낌에 걸림 없이, 생각의 대상에 걸림 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수보리여, 보살은 이와 같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가되, 어떤 모습이나 어떤 생각에도 걸림이 없어야 합니다. 왜 그러하겠습니까? 모습에도 생각에도 걸림 없이 베푸는 보살의 복덕은 모든 헤아림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동쪽 저 하늘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행복하신 분이시여, 저는 헤아릴 수 없겠습니다."

"수보리여, 남쪽, 북쪽, 서쪽의 저 하늘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또한 그 사이 방향과 위아래의 모든 하늘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행복하신 분이시여, 저는 헤아릴 수 없겠습니다."

 

"수보리여, 모습이나 생각에 걸림 없이 베푸는 보살의 복덕도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수보리여, 위 없는 깨달음에 마음 낸 보살이라면 마땅히 이와 같은 길을 따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 금강경 4(베풀되 걸림 없는 삶, 妙行無住分)

 

 

앞에서는 깨달음에 대해, 여기서는 깨달은 자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씀하신다. <금강경>의 핵심이 이 두 분(分)에 들어 있다.

 

'베풀되 걸림 없는 삶', 한문으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다. 방점은 '걸림 없는' '머뭄 없는'의 '무주(無住)'에 찍혀 있다. '나'가 없으니 나누고 베푼다는 의식이 없다. 나와 타자의 구별이 없다. '나'가 없으니 다툼이 있을 리 없다. 내 안의 평화는 세상의 평화로 확장 된다.

 

부처님이 말씀하신다. "마땅히 이와 같은 길을 따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종교는 실천이다. 실천만'아름다운 삶[妙行]'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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