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추위가 사라진 겨울

샌. 2020. 1. 16. 15:12

겨울인데 겨울답지 않다. 올겨울 들어서는 제대로 추워 본 날이 없다. 서울 기준으로 작년 12월 1일부터 오늘(1월 16일)까지 낮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사흘밖에 안 된다. 12월 5일이 -0.2도, 6일이 -1.0도, 31일이 -4.5도였다. 이번 겨울 47일 동안 낮에도 영하인 날이 고작 3일이었다. 겨울이 실종되었다. 강원도에는 겨울비가 내려 얼음축제장이 엉망이 되었다. 앞으로 예보를 보면 1월 말까지는 이런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겨울인데 눈과 얼음을 보기 힘들다. 집 주변 개울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봄이 된 것 같다. 뒷산에 올랐는데 나뭇가지에는 연초록 잎눈이 돋았다. 기후 변화가 수상하다. 따스한 겨울이 사람 살기에는 다행이다 싶다가도 왠지 꺼림직하다. 예견하지 못하는 변고가 닥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남반구 호주에서는 몇 달째 산불이 대륙을 태우고 있다. 인명과 재산, 삼림 피해에 더해 5억 마리가 넘는 야생동물이 죽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가뭄과 폭염이 덮친 이상기후 탓이다. 모든 일에는 과보가 따른다. 이런 식으로 지구 생태계를 파괴한다면 호모 사피엔스 또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따스한 겨울 산길을 착잡한 마음으로 걸었다.

산길에는 같은 모습을 한 새끼 소나무 둘이 그들만의 긴 여정을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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