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금강경[28]

샌. 2020. 8. 25. 10:27

"수보리여, 어떤 보살이 갠지스 강 모래알 수만큼 많은 세계를 가득 채운 일곱 가지 보배를 부처님께 공양 올린다 해도, 만일 누군가가 있고 없는 모든 것에는 '나'가 없다는 깨달음을 잘 견디어 이룬다면, 이 보살이 받는 복덕은 앞의 보살이 받는 복덕보다 뛰어날 것입니다. 수보리여, 위 없이 바른 깨달음에 마음 낸 보살들은 뛰어난 복덕마저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복하신 분이시여, 보살은 어떻게 복덕마저 받지 않는 것입니까?"

"수보리여, 보살은 스스로 짓는 복덕을 탐내거나 그것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복덕마저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 금강경 28(받지도 탐내지도 않는 복덕, 不受不貪分)

 

 

달마대사를 만난 양 무제는 자랑스레 물었다.

"짐은 즉위한 이래 수많은 절을 짓고 경전을 출판하였으며 불교를 후원하였소. 그러면 무슨 공덕이 있겠소?"

달마대사의 대답은 간단했다.

"아무 공덕이 없습니다[無功德]."

 

인간의 관점에서는 클 수 있지만, 하늘의 관점에서는 모래알만큼 작을 수 있다. 아무리 선한 의도나 신념이라도 내가 펄펄 살아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최고의 행위는 무위(無爲)이고, 무위는 무아(無我)에서 나온다. <금강경>의 가르침은 불교만 아니라 모든 종교의 알짬이 아닐까. 타락하고 제도화된 종교는 오히려 '나'를 키우면서 확대 재생산한다. 종교가 사회의 병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지금 슬프게 바라보고 있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강경[30]  (0) 2020.09.14
금강경[29]  (0) 2020.09.05
금강경[27]  (0) 2020.08.12
금강경[26]  (0) 2020.07.27
금강경[25]  (0) 202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