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리여, 어떤 사람이 '여래가 온다,' '여래가 간다,' '여래가 앉는다,' '여래가 눕는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하는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한 사람입니다. 어디로 감도 없고 어디에서 옴도 없는 님, 그런 님을 '여래'라 부르기 때문입니다.
- 금강경 29('지금 여기'에 사는 삶, 威儀寂靜分)
'여래'는 한자로 '如來'다. 잘은 모르지만 '(세상을 구하러) 오시는 분' 정도쯤 될까. 그렇지만 여래 자신은 옴도 감도 없다고 한다. 여래는 따로 바깥에 있는 분이 아니라는 뜻이 아닐까. 오셔서 나와 하나가 되었으니 이제는 너와 나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분이 오시면 '나'는 사라지고 그분의 빛으로 환해진다. 기독교에서도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은 내 안에 계신 예수를 보지 못한 탓이 아닐까. 하늘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있다. 무엇을 안달하고 기구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