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여름휴가 / 신미나

샌. 2020. 9. 8. 10:37

불이 잘 안 붙네 형부는 번개탄 피우느라 눈이 맵고 오빠는 솥뚜껑 뒤집어 철수세미로 문지르고 고기 더 없냐 쌈장 어딨냐 돗자리 깔아라 상추 씻고 마늘 까고 기름장 내올 때 핏물이 살짝 밸 때 뒤집어야 안 질기지 그럼 잘하는 사람이 굽든가 언니가 소리 나게 집게를 내려놓을 때 장모님도 얼른 드세요 차돌박이에서 기름 뚝뚝 떨어질 때 소주 없냐 글라스 내와라 아버지가 소리칠 때 이 집 잔치한댜 미희 엄마가 머릿수건으로 탑새기를 탁탁 털며 마당에 들어설 때

 

달아오른 솥뚜껑 위로 치익 떨어지는 빗방울

비 온다

 

- 여름휴가 / 손미나

 

 

여름휴가를 잃어버린 2020년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서 아쉬워 말자. 모든 관계를 재점검하라고 코로나가 준 선물인지 모른다. 우리가 과연 제대로 살아왔던가? 사람과 일, 자연과의 관계는 정상이었던가? 이런 질문이 없으면 막대한 희생을 치르고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어쩌면 코로나19는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한 예방주사일지 모른다.

 

샘터교회 안중덕 목사의 글이다.

 

1.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입니다. 입을 다물면 사랑스러운 것들에 시선이 머물게 되고, 아름다운 소리와 세미한 속삭임이 들려올 것입니다.

 

2.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뜻입니다.

악한 행실과 죄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성결하라는 말입니다. 안과 밖이 깨끗하여야 자신도 살고 남도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마음의 거울을 닦아야 자신이 보이고 이웃도 보일 것입니다.

 

3. 사람과 거리두기를 하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서 살면서 서로 다투지 말고, 공기와 물과 자연의 생태계를 돌보며 조화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할수록 마음이 넉넉하여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4. 대면 예배를 금지하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을 대면할 수록 그의 나라와 그의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5. 집합을 금지하라는 것은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라'는 뜻입니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홀로 외로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이들의 짐을 나누어 질 수록 세상은 사랑으로 포근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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