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풀어졌다. 오전 10시가 되니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갔다. 아내와 물빛공원에 나가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았다. 포근한 날씨가 사람의 마음도 따스하게 만든다. 내딛는 발걸음이 가볍다. 천천히 산책하려 하지만 누가 앞에서 끄는 듯 자꾸 속도가 붙는다.
저수지는 꽁꽁 얼어 있고 눈이 덮여 있다. 머지않아 남에서 봄바람이 불어오면 고요한 이곳도 생명의 활기로 가득해지리라.
저수지로 물이 흘러들어오는 입구에는 물닭들이 모여 있다.
쇠딱따구리 한 마리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딱따구리를 이렇게 바로 옆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 동네에 서식하는 새들을 조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
저수지를 배경으로 아내와 한 컷을 남겼다. 며칠 전에 산 삼단 셀카봉을 사용하니 화면이 넓다. 휴대폰 카메라를 활용하는 재미다.
돌아오는 길에 달콤짜장을 먹었다. '달콤짜장'은 내가 붙인 이름이다. 전분이 많고 단맛이 나는 짜장인데 오래전부터 이 맛에 길들여져 있다. 서울 살 때 석촌동에 이 집이 있었는데 마침 여기도 분점이 들어와서 가끔 들린다. 때가 되면 이 짜장 맛이 생각나서 찾아가는 집이다.
집 가까운 데를 다녀온 가벼운 나들이였다. 이 정도면 '만 원의 행복'으로 충분하리라. 사는 게 뭐 별 것 있나. 멀고 큰 것보다 이제는 작고 가까운 것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이를 이만큼 먹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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