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반응은 다양하다. 기후변화의 현실과 심각성을 확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룹부터 기후변화의 위기가 과장되었으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그룹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이런 사람들 태도는 여섯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경각심, 우려, 신중, 무관심, 회의, 거부 등이다. 기후변화 메시지에 왜 이처럼 다른 반응을 나타내는지 이해해야 대중의 관심과 호응을 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인간 활동으로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아무리 쏟아져도, 세계 곳곳에서 재난이 벌어져도 많은 사람들은 기후 문제에 무관심하다. 기존의 기후 과학은 사람들을 설득해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 논리적인 이 접근법은 설득 대상이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인간은 자주 비이성적이며 변덕스럽고 자기 집단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이기적인 존재다. 지적이고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대하면 인간은 금방 고개를 돌린다.
호주의 사회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리베카 헌들리가 쓴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기후변화를 과학적 사실이나 데이터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인간은 사실과 데이터보다 잘 짜인 이야기에 더 매료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 위기가 닥쳤다는 경고에 대개의 사람들은 이미 무감각해졌다. 극지방의 빙산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지구 기온 상승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등의 설명은 먼 미래의 일로 여긴다. 나 하나만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책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해 인간이 갖는 죄책감, 공포, 분노, 부정, 절망, 희망, 상실, 사랑 등의 감정을 각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과학적 논쟁보다는 이런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지은이가 자주 예를 드는 것이 호주의 소녀 환경운동가들이다. 그녀들은 친구,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우선 가까운 사람들이 지구 위기에 주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부모가 기후변화에 더 관여하도록 설득하는 데 아들보다 딸이 효과적이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데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더 우월할 것이다.
책 마무리에서 지은이는 기후변화 시대에 타인과 대화하는 법과 개인이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1. 경청하고 이해하라
2. 이야기하라
3. 사랑으로 출발하라
4.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5. 타인은 희망이다
6. 네 이웃을 알라
7. 나 자신을 돌보라
8. 투표하라
9. 나만의 기후 이야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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