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당구 혀?

샌. 2023. 8. 1. 09:41

지인과 통화할 때면 늘 물어보는 말이 있다. "당구 혀?" 그렇다는 답이 돌아오면 무척 반갑다. 선뜻 장소와 시간 약속을 잡는다. 어제도 5년 만에 한 친구와 만났다. 며칠 전 통화를 하다가 당구를 한다는 얘기에 내가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이다. 다른 때 같았으면 다음에 보자, 라고 하면서 미루었을 게 분명하다. 당구가 아니었으면 언제 볼지 기약이 없었으리라.

 

요사이 당구 공부에 빠져 있다. 당구 책도 샀다. 좀 더 잘 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만 앞설 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예전에 바둑 공부할 때는 바둑책 수십 권을 봤다. 그에 비하면 당구는 이제 시작한 셈이다. 너무 앞서나가려는 마음은 자제시켜야 마땅하리라. 목표가 있으면 의욕과 활력이 생기지만, 대신에 스트레스도 받게 된다.

 

 

알고 보니 친구는 오래 전에 300을 치던 실력자였다. 지금은 안 친 지 오래됐다지만 몸에 익은 옛 감각은 사라진 게 아니었다. 짬밥이 무섭다는 걸 실감했다. 이번에 내 경우는 뒤돌리기는 확률이 높았지만 앞과 옆돌리기는 들쑥날쑥이었다. 아직 기준이 잡히지 않았다. 당구는 시스템 수치로 따지기보다 경험에서 오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There is no such things as a free l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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