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2

추석 연휴 첫날의 동네 산책

추석 연휴 첫날에 우리 동네와 뒷산길을 산책하다. 고향에는 내일 내려갈 예정이라 오늘은 태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내일은 교통 상황을 살펴 정체 없는 시간을 택해 출발해야겠다. 명절이 다가오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아내도 나도 마찬가지다. 도로 정체는 차치하고 우선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이 피곤하다. 억지로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기분이다. 젊을 때도 그랬고 늙어서도 다르지 않다. 지금은 고향 상황이 서먹하게 변했고 찾아가는 설렘이나 활기가 사라졌다. 사람의 도리이니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의무 비슷한 것이다. 숲길에 있는 벤치에 누워 나무 사이로 떠가는 구름을 바라본다. 나날살이가 부운(浮雲)과 같지 않으랴. 바람 부는 대로 정처 없이 흘러갈 뿐이다. 구름을 이루는 입자들은 제 잘 난 줄 알고 이리저리..

사진속일상 2024.09.14

사기[24-1]

굴원은 강가에 이르러 머리를 풀어헤치고 물가를 거닐면서 읊조렸다. 그의 얼굴빛은 꾀죄죄하고 모습은 마른 나뭇가지처럼 야위었다. 어떤 어부가 그를 보고 물었다."당신은 삼려대부가 아니십니까? 무슨 일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굴원이 대답했다."온 세상이 혼탁한데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어서 쫓겨났소."어부가 물었다."대체로 성인이란 물질에 구애 받지 않고 속세의 변화를 따를 수 없다고 합니다. 온 세상이 혼탁하다면 왜 그 흐름을 따라 그 물결을 타지 않으십니까? 모든 사람이 취해 있다면 왜 그 지게미를 먹거나 그 밑술을 마셔 함께 취하지 않으십니까? 어찌하여 아름다운 옥처럼 고결한 뜻을 가졌으면서 스스로 내쫓기는 일을 하셨습니까?"굴원이 대답했다."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

삶의나침반 2024.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