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은울파주가에 우는 병아리를 사랑한다우물돌 아래 우는 돌우래를 사랑한다그리고 또버드나무 밑 당나귀 소리를 임내내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풀 그늘 밑에 삿갓 쓰고 사는 버슷을 사랑한다모래 속에 문 잠그고 사는 조개를 사랑한다그리고 또두틈한 초가지붕 밑에 호박꽃 초롱 혀고 사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공중에 떠도는 흰구름을 사랑한다골짜구니로 숨어 흐르는 개울물을 사랑한다그리고 또아늑하고 고요한 시골 거리에서 쟁글쟁글 햇볕만 바래는 시인을 사랑한다 한울은이러한 시인이 우리들 속에 있는 것을 더욱 사랑하는데이러한 시인이 누구인 것을 세상은 몰라도 좋으나그러나그 이름이 강소천(姜小泉)인 것을 송아지와 꿀벌은 알 것이다 - 호박꽃 초롱 서시 / 백석 강소천 시인이 동시집 을 펴냈을 때 써 준 백석 시인의 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