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

러빙 어덜츠

넷플릭스에 혹시나 볼 만한 게 있는지 들어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화다. 많은 경우 실망을 하지만 이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제목이 '러빙 어덜츠(Loving Adults)'인데 번역하면 '사랑스런/사랑하는 어른들' 쯤 될까, 그러나 내용은 제목과 반대로 끔찍한 살인을 소재로 한 치정물이다. 영화는 미제 살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이 사건을 설명하면서 사랑과 결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려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사건의 진행과 두 부녀의 대화가 교차하며 스토리는 전개된다. 사랑이라는 외피를 쓴 애착과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영화는 잘 보여준다. 두세 차례 반전도 나온다. 청순해 보이는 아내 레오노라가 뒤로 갈수록 섬뜩한 여자로 변한다. 불륜을 저지른 어리바..

읽고본느낌 2022.09.16

결혼 이야기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러 차례 호명된 영화다.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극본상 후보에 올랐으나, 변호사 역을 맡은 로라 던만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스칼렛 요한슨이 여우주연상을 받았어도 마땅한 영화다. '결혼 이야기'는 결혼보다는 이혼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연극 연출가와 배우인 찰리와 니콜은 여덟 살의 아들 헨리를 두고 있는 부부다. 작은 일에서 갈등을 겪다가 결국은 헤어지기로 한다. 처음에는 변호사를 쓰지 않고 대화로 마무리 지으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니콜이 이혼 전문 변호사를 만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난장판이 된다. 어쩌면 이 영화는 미국의 이혼 사법 절차에 대한 고발인지 모른다. 둘은 이혼을 결심하고도 사이가 좋다. 왜 이혼하려는 건지 의아하기까지 하다. 흔히 ..

읽고본느낌 2020.02.26

젊은 여성에게 주는 충고

노파심이겠지만 결혼을 앞둔 젊은 여성에게 충고 한마디 하련다. 청춘 남녀들이 달콤한 연애 감정에 속아 짝을 잘못 선택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신중해도 부족한 것이 짝을 고르는 일이다. '싸움터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 평생의 반려자를 고를 때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 그래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첫째, 너무 잘해 주는 남자는 일단 의심하라. 여자를 얻고 싶을 때 가면을 쓰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남자가 있다. 이런 남자는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대부분 권위적으로 돌변한다. 그 뒤부터는 고생과 후회의 시작이다. 대개 순진한 여성이 이 덫에 걸린다. 수컷의 친절..

길위의단상 2019.06.15

대단하다

오늘 뉴스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랄 사진을 보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영부인들이 찍은 기념사진이다. 그런데 남성이 한 명 끼어 있다.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연인이라고 한다. 베텔 총리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고 2015년에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은 유럽연합 국가 지도자 중 최초의 동성 결혼이어서 화제를 모았단다. 총리의 연인은 이날 영부인의 자격으로 당당히 사진을 찍었다. 서양 사람들 의식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와 비교하니 더욱 그렇다. 지난달 대선 토론회에서는 동성애를 찬성하느냐의 여부로 논란을 벌였다. 진보 성향의 후보조차 찬성한다고 밝힐 수 없었다. 아마 소신껏 말했다면 우수수 표가 떨어졌을지 모른다. 만약 자신이 ..

길위의단상 2017.05.29

졸혼

일본에서는 노년층에서 '졸혼(卒婚)'이 유행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혼인 관계를 졸업한다'는 뜻이다. 졸혼은 이혼이나 별거와는 다르다. 사이가 나빠서 갈라서는 게 아니라, 부부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따로따로 각자의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가족이라는 구속에서 벗어나 상대의 자유를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비슷한 것으로 '해혼(解婚)'이 있다. 역시 '혼인 관계의 해제'라는 뜻이다. 인도 힌두교에서는 남자가 가장의 임무를 마친 뒤 구도의 삶을 원하면 해혼식을 하고 숲으로 들어간다. 간디는 삼십 대 후반에 아내와 해혼을 합의하고 인도 독립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인도에는 전통적으로 해혼 문화가 존재한다. 졸혼은 장수 사회의 한 단면도다. 대개 60대 중반이 되면 자식을 짝지어 보내고 부부만 남는다. 옛날 같..

길위의단상 2016.05.15

결혼 기차 / 문정희

어떤 여행도 종점이 있지만 이 여행에는 종점이 없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전에 한 사람이 기차에 내려야 할 때는 묶인 발목 중에 한쪽을 자르고 내려야 한다 오, 결혼은 중요해 그러나 인생은 더 중요해 결혼이 인생을 흔든다면 나는 결혼을 버리겠어 묶인 다리 한쪽을 자르고 단호하게 뛰어내린 사람도 이내 한쪽 다리로 서서 기차에 두고 온 발목 하나가 서늘히 제 몸을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서둘러 다음 기차를 또 타기도 한다 때때로 차창 밖을 내다보며 그만 이번 역에서 내릴까 말까 아이들의 손목을 잡고 선반에 올려놓은 무거운 짐을 쳐다보다가 어느덧 노을 속을 무슨 장엄한 터널을 통과하는 종점이 없어 가장 편안한 이 기차에 승객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 결혼 기차 / 문정희 이기적인 욕심을 떼어놓고..

시읽는기쁨 2015.06.07

결혼하는 아들에게 주는 당부

근래에 가까운 지인 두 분의 아들 혼사가 있었다. 두 경우 모두 주례 없이 부모가 직접 아들 부부에게 주는 축하와 당부의 말로 대신했다. 형식적인 주례사보다는 훨씬 나았다. 정형화된 결혼식 문화가 탈피되는 것 같아 반갑기도 했다. 두 가정에서는 배울 바가 많다. 특히 부모와 자식 사이에 소통이 잘 되는 점이 그렇다. 지금도 마치 친구처럼 다정하다. 내 경우는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진지한 대화를 해 보지 못했다. 그때는 아이들을 탓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내 탓이 더 컸다.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다. 지금도 아이들은 나를 무척 어려워한다. 문제 학생 뒤에 문제 가정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바른 젊은이 뒤에는 건강한 가정이 있다. 그 사례를 이 두 집에서 본다. 특히 한 분은 남편을 일찍 여의고도..

길위의단상 2012.10.30

짝짓는 계절

짝짓는 계절이다. 요사이는 결혼식장 찾아다니기 바쁘다. 지난 주말에는 세 군데를 이리저리 옮겨다녀야 했다. 몸은 바빠도 친지의 경사를 축하해주고, 겸해서 격조했던 사람들과도 만나니 즐거운 일이다. 다녀보면 결혼식 분위기가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보다 훨씬 분위기가 밝고 경쾌해졌다. 정해진 형식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다. 토요일 낮 예식에서는 주례를 신랑 아버지가 맡았다. 처음 볼 때는 어색했는데 고정 관념을 깨는 발상이 재미있었다. 저녁 예식은 더 파격적이고 흥겨웠다. 우선 신랑, 신부가 같이 손을 잡고 입장했다. 가끔 보기도 하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작년에 딸을 보낼 때 나도 신랑과 신부의 동시 입장을 바랐지만, 딸이 꼭 아빠와 함께 들어가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또 결혼 예식은 ..

사진속일상 2012.09.24

사랑의 지옥 /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짖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한 캄캄한 감옥에 닫혀 운다 - 사랑의 지옥 / 유하 어렸을 때 이런 장난 많이 했다. 그때는 호박꽃 속에 갇힌 꿀벌이 재미있었다. 그게 시인의 눈을 거치니 사랑과 결혼의 비유로 되었다. 정말 그럴듯하다. 사랑과 결혼이 뭘까? 불빛으로돌진하는 부나비처럼 남녀는 자신의 짝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는 짝짓고 가정을 만들어 자식을 낳는다. 왜 꼭 그래야 하지? 지상의 피조물로서 유전자의 명령..

시읽는기쁨 2012.03.19

홀가분하다

석 달 간격으로 두 딸을 시집보냈다. 연초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 한 해는 자식 결혼시키느라 바빴다. 힘들었어도 경사를 두 건이나 연이어 치렀으니 복 받았다 할 수 있다. 나이가 찬 자식을 아직 데리고 있는 사람들은 일찍 혼사를 끝낸 우리를 부러워한다. 큰일을 치르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하다. 둘 다 연애로 자기 좋아하는 짝을 찾아갔으니 서운한 게 덜 한 편이다. 잠시라도 떨어질세라 붙어 다니는 모습을 보니 도리어 질투가 날 정도다. 그래도 엄마 마음은 다른 것 같다. 아내는 상당 기간 잠 못 들고 슬퍼하고 있다. 딸의 빈방에서 나올 때 눈가가 빨개진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 되겠지, 앞으로 아이들이 잘사는 모습을 보면 아내의 우울도 잦아들 것이다. 둘째가 신혼여행 뒤 집에 찾아와 인사하..

길위의단상 2011.12.10

사랑 / 고은

사랑이 뭐냐고 문기초등학교 아이가 물었다 얼른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궁한 나머지 지나가는 새 바라보며 얼버무렸다 네가 커서 할일이란다 돌아서서 후회막급 사랑할 때밖에는 삶이 아니란다라고 왜 대답하지 못했던가 그 아이의 어른은 내일이 이미 오늘인 것을 왜 몰랐던가 저녁 한천가 한 사내의 낚시줄에 걸려버린 참붕어의 절망이 내 절망인 것을 왜 몰랐던가 사랑이 뭐냐고 물었을 때 - 사랑 / 고은 '사랑할 때밖에는 삶이 아니란다'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두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게 사랑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보살피는 것도 사랑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사랑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사랑이란 '공감의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타자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고, 슬픔..

시읽는기쁨 2011.12.02

어느 노생물학자의 주례사 / 이가림

오늘 새로이 인생의 첫걸음을 내딛는 신랑과 신부에게 내가 평생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기생충을 들여다본 학자로서 짧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말미잘이 소라게에게 기생하듯이 그렇게 상리공생(相利共生)할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개미와 진딧물, 콩과 뿌리혹박테리아 그런 사이만큼만 사랑을 해도 아주 성공한 삶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해삼과 숨이고기처럼 한쪽만 도움 받고 이익을 보는 편리공생(片利共生)하지 말고 서로가 서로의 밥이 되는 아름다운 기생충이 되세요 이상 - 어느 老생물학자의 주례사 / 이가림 사랑은 노력과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기술이라고 에리히 프롬은 말했다.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쉼 없는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듯 사랑도 마찬가지다. 이성에게 끌리는 호기심이나 열정은 사랑이기보다는 연..

시읽는기쁨 2011.09.16

자전거 / 고은

수유리 안병무네 집 마당에서 초례 마치고 한강가에서 하룻밤 자고 안성 대림동산으로 왔다 상화 남편은 얼간이 성화는 철부지 축의금 봉투를 꺼내보았다 이백만원 얼마 상화 상화 남편 둘이 지닌 것 털어 집을 샀으니 화곡동 집 팔리지 않고 억지로 집을 샀으니 이백만원 얼마 이것으로 살아야 했다 마음속 화수분이라 무어나 차고 무어나 넘쳤다 마음 밖 가난이라 전화도 없다 전화 걸려면 십분쯤 가서 고개 너머 관리사무소 전화를 빌려야 한다 민음사에서도 문익환도 전보로 급래급래를 알려왔다 이백만원 얼마는 곧 동났다 안성장에 가 빗자루 사고 삽도 호미도 샀다 개수대 그릇도 샀다 빈털터리인데 창비에서 원고료가 왔다 살았다 살았다 무턱대고 자전거 한 틀을 샀다 자전거에 상화를 태우고 상화 남편은 견마를 잡혔다 삼단 자전거 바..

시읽는기쁨 2011.09.02

빨리 지나갔으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결혼식 준비가 너무 피곤하다. 결혼 당사자들도 지치는 건 마찬가지다.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서 오는 정신적, 물질적 낭비가 많다. 초대한 손님 중에 진정으로 축하하기 위해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혼식을 집안 자랑 마당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신랑 신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혼인이 깨지기도 한다. 결혼식, 막상 당해보니 문제가 많다. 박정희 정권 때 이런 폐습을 없애고자 가정의례준칙이 발표되었다. 그때는 청첩장이나 피로연도 금지시킨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오래된 관습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상한 결혼문화의 중심에 축의금이 있다. 결혼식장에서 돈 봉투를 주고받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불편하다. 마땅치 않은 짓이란 걸 알면서도 ..

길위의단상 2011.08.31

청첩장

‘청첩장(請牒狀)’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결혼이나 좋은 일에 남을 초대하는 글발’이라고 나와 있다. ‘첩(牒)’이라는 한자가 편지나 서찰의 의미를 갖고 있으니 초청하는 글이 청첩장의 원뜻이다. 그런데 ‘첩’과 ‘장’은 중복되는 의미가 있으니 그냥 ‘청첩’이라 해도 같은 뜻이다. 딸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보내고 있다. 우편으로 부치기도 하고 직접 대면하여 전하기도 한다. 전화를 걸고 소식을 알리고 주소를 묻는 일을 여러 군데 해야 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우선 누구에게 청첩장을 주어야 하는지 목록을 만드는 게 만만치 않다. 이 사람한테 보내면 괜히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실례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편 마음까지 헤아려야 한다. 반대로 연락을 하지 않아 섭섭해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는..

길위의단상 2011.08.20

스님의 주례사

부부는 ( )으로 맺어진 관계다. ( )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 사랑, 이라고 말하면 땡이다. 순진하거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다. 법륜 스님에 따르면 정답은 이기심이다. 사람들은 결혼하기 위해 상대를 고를 때부터 베풀기보다는 덕을 보려고 한다. 겉은 사랑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계산과 거래다. ‘결혼할 때 여러분의 속마음은 어떻습니까?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 봅니다. 이때의 근본심보는 덕을 보자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돈이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떤가, 지위는 높은가, 외모는 아름다운가, 이렇게 따져가며 이러저리 고릅니다.’ 법륜 스님이 쓴 는 특히 부부관계에서의 인간의 욕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스님은 ‘사랑’의 허..

읽고본느낌 2011.05.06

아내가 결혼했다

어렸을때 고향 마을에는 두 부인을 데리고 산 친구 아버지가 있었다. 작은집을 따로 둔 게 아니라 한 집에서 두 여자가 같이 살았는데 두 사람의 사이도 좋았다.전형적인 일부다처제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당시는 별로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철저한 유교 신봉국가인 조선에서 능력 있는 남자들은 알게 모르게 둘 이상의 여자를 거느리고산 게 사실이다. 일부일처제는 여자들에게만 족쇄로 작용했는지 모른다. 현모양처나열녀에 대한 칭송과 교육은여성은 오로지 가정과 남편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는기재들이 아니었을까.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살았지만 가끔씩은 회의를 해보게 되는 것 중에 일부일처제가 있다.젊어서 부부가 된 두 사람이 평생을 한 눈 팔지 않고 사랑하..

읽고본느낌 2008.11.01

결혼문화 유감

지난 주말에 친지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의 결혼문화에 대해서는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최근에는 식을 재미있게 하고 추억거리를 만들려고 하는 이벤트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안 그래도 소란스러운 결혼식이 더 어수선하고 산만하다.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결혼을 축하하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번 결혼식에서도 두 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사회자가 신부가 제일 행복한 때가 신랑이 밖에 나가 돈을 많이 벌어올 때라고 하면서 그런 신랑의 능력을 보겠다며 신발 안에다 하객들로부터 돈을 모아오라고 시켰다. 순수한 사랑을 강조한 주례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돈이 행복이라는 현실로 되돌아왔다. 한쪽 구두를 벗어 손에 든 신랑은 1분 동안 뛰어다니면서..

길위의단상 2008.09.23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 칼릴 지브란 옛날에는 무슨 행사..

시읽는기쁨 200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