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산 14

광주 금봉산

예년 같으면 장마 기간이지만 기다리는 빗줄기는 행방불명이다. 장기 예보를 봐도 앞으로 열흘 안에는 비 소식이 없다. 기상 변화가 하수상하니 장마라는 말도 이젠 소멸되어 가는 것 같다. 태풍은 일본 내륙을 관통해 지나가고 한반도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아내와 인근에 있는 금봉산에 올랐다. 금봉산은 경기도 광주시의 팔당호를 끼고 있는 높이 233m의 야트막한 산이다. 날씨 탓인지, 너무 오랜만에 산에 올라선지, 2백 미터급 산을 오르는데도 무척 힘들었다. 들머리는 분원리 백자자료관이다. 자료관 옆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이 길은 금봉산 외에 해협산 등 다른 산들과도 연결된다. 분원리를 중심에 두고 산줄기를 따라 한 바퀴 돌 수도 있다. 산길이 순해서 산책 코스로 적당하다. 정상에서..

사진속일상 2014.07.11

광주 노고봉

노고봉(老姑峰, 578m)은 경기도 광주와 용인을 나누는 태화산 산줄기에서 가운데쯤에 있는 산이다. 이 산줄기를 10시간 정도 걸려 하루에 종주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오르고 있는데 이번이 세 번째다. 함 선배님과 함께 걸었다. 서울서 내려오신 선배님과 광주터미널에서 만나 버스를 갈아타면서 외대 용인캠퍼스 앞까지 갔다. 학교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을 오르는 게 허리 아프고 난 뒤 처음이니 거의 3개월 만이었다. 30도가 넘는 날씨까지 더해져 처음부터 무척 힘들었다. 나중에는 물까지 떨어져 갈증에 시달려야 했다. 여름 산행은 물만은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데 소홀히 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선배님은 나보다 15살이나 연상인데 내가 따라가기가 벅찼다. 몸이 불편..

사진속일상 2013.06.09

광주 관산

넓은고을 광주에서 이태째 살고 있다. 처음 왔을 때 광주에 소재한 산을 모두 올라가 보리라 마음먹었다. 오늘은 열두 번째로 관산을 찾아간다. 관산(冠山, 555m)은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데 무갑산과 앵자봉을 연결하는 산줄기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나온 줄기에 있는 산이다. 생긴 모양이 갓을 닮아서 관산이라 불린다 한다. 이 산을 경계로 무갑리와 우산리가 나누어진다. 대개 무갑산과 관산을 연결하여 산행한다. 무갑리계곡을 타고 올라 웃고개에서 능선과 만났다. 여기서부터는 능선만 타고 가면 된다. 완만한 굴곡이 계속 이어지는 길이다. 출발 세 시간만에 관산 정상에 닿았다. 별로 높지 않은 산인데 은근히 힘들었다. 처음에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빨리 헤어나려고 서두른 게 오버페이스가 되었던 것 같다. 등산은 마라톤..

사진속일상 2013.03.25

광주 두리봉

경기도 광주에 있는 두리봉(457m)은 남한산성 남쪽에 있는 산이다. 망덕산에서 동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가 두리봉을 지나 군두레봉까지 이어진다. 이배재고개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망덕산을 거쳐 두리봉으로 향했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깨끗했고 공기는 맑았다. 망덕산을 지나서부터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알맞은 길이다. 부드러운 산길이 능선을 따라 꼬불꼬불 이어졌다. 달콤한 숲의 향기가 가득했다. 여기는 인간의 소란함으로부터 벗어난 별천지였다.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렇다. 소유하지 않아도 내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무 때나 찾아가 마음껏 걸을 수 있으니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러나 결국은 내 것, 네 것의 구분도 없어진다. 아서라, 다 부질없는..

사진속일상 2012.09.19

광주 노적산

노적산(露積山, 388m)은 남한산성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의 맨 끝에 있는 산이다. 지형적으로 군사적 요충지에 해당된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노적'이라는 명칭도 군사 활동과 관계되어 있지 않나 싶다. 경기도 광주시 광지원리의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해공 신익희 선생 추모비가 있는 곳이 들머리다. 경기도 광주가 선생의 고향이다. 시작부터 정상까지 급경사가 이어진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40분 정도 땀을 흘리면 정상에 닿는다. 본격적인 산길 걷기는 정상을 지나면서부터다. 홀로 걷는 산길이 호젓하다. 이름난 명산보다는 가까이 있는 이런 조용한 산길이 좋다. 오르막에서는 호흡이 빨라지지만 이런 길을 만나면 느릿느릿 걷게 된다. 숲은 세상의 소리를 차단하고 조용하다. 심..

사진속일상 2012.06.18

광주 용마산

하남 검단산과 광주 용마산(龍馬山, 595m)은 한 줄기로 연결되어 있다. 두 산은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둘을 이어서 종주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오늘 산곡초등학교를 들머리로 해서 용마산을찍고 엄미리까지 걸었다. 검단산 정상에 오르지는 않고 바로 밑 삼거리에서 용마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곡초등학교 들머리는 20년쯤 전에 검단산 오를 때 자주 이용했던 코스다. 긴 세월 탓인가, 마치 처음 와 보는 산인 것처럼 많이 변했다. 또, 등산로는 전부 계단으로 바뀌어 있다.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르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1시간 정도 능선까지 오르면서 몇 번을 쉬어야 했다. 능선길은 오르내림이 심한 편이었다. 오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쉽게 지쳤다. 가져 간 김밥과 떡을 쉴 때마다 조..

사진속일상 2012.06.04

광주 태화산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태화산(泰華山)에 올랐다. 해발 644m이니 광주 지역에 있는 산으로는 꽤 높은 편이다. 들머리는 도척면 유정리의 유정저수지가 있는 은곡사 입구였다. 솔숲을 지나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바로 급경사가 나왔다. 태화산은 상당히 급하게 솟은 산으로 경사가 심했다. 걷기에 편한 산은 아니었다. 한 바퀴 라운딩을 했는데 내려오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찾을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는 산이다. 병풍바위 옆에 잘 생긴 소나무가 있는데 생김새가 특이하다. 소나무 줄기 안에서 또 다른 나무가 자랐는데 고사해 버렸다. 그런데 안에 있는 나뭇가지가 소나무 줄기를 뚫고 밖으로 나왔다. 만약 살아있다면 더욱 진기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가면 산줄기가 광주시내까지 이어진다. 마구산, 정광산,..

사진속일상 2012.04.13

광주 군월산

군월산(軍月山)은 경기도 광주시청 뒤에 있다. 높이는 376m로 아담하다. 광주IC에서 빠져나오면 앞쪽으로 산 꼭대기가 보인다. 광주로 들어올 때 맨처음 맞아주는 산이다. 산 이름에 '군사 군[軍]'자가 들어있는 걸 보니 가까이 있는 남한산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여기는 남쪽에서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요충지에 해당된다. 아마 옛날에는 군부대가 파견 나와 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광주에는 유난히 군대와 관계된 산 이름이 많다. 가까이에 무갑산(武甲山)과 국수봉(國守峰)도 있다. 광주 산 답사 일곱번째로 군월산을 찾았다. 들머리는 광주시청이다. 요사이는 어디고 관공서 하나는 그럴 듯하게 지어 놓았다. 건물 안 사무실 환경도 좋다. 공무원 우대 시대가 맞긴 맞다. 군월산은 여느 뒷산처럼 편안하다. 일부..

사진속일상 2012.03.20

광주 국수봉

천변에 나갔는데 앞산이 불러서 무작정 산에 들었다. 광주 국수봉이다. 국수봉(國守峰)은 광주 시내에서 경안천 너머 동쪽에 있는 해발 264 m의 야트막한 산이다. 광주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고가장 가깝다. 이 산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이 청군에 포위되어 위급할 때 경상좌도 병마절도사 허완(許浣)이 1만의 군사를 이끌고 북상하다 청군과 싸워 패한 곳이다.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민영 등 여러 장수들도 전사했다. 국수봉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산이란 의미다. 국수봉 정상에서는 광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광주를 둘러싸고 있는 산 중에서 이만큼 전망이 좋은데는 없을 것이다. 능선에만 올라서면 산길은 거의 평지 비슷하게 이어진다.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이런 아담한 산들이 여럿 ..

사진속일상 2011.10.17

광주 무갑산

광주의 산 답사 다섯 번째는 무갑산을 찾았다. 무갑산(武甲山)은 높이가 578m로 광주에 있는 산치고는 높은 편에 속한다. 또한 외지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산이 아닐까 싶다. 무갑산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산세가 갑옷을 입은 무사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설과, 임진왜란 때 무인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이 산에 숨어들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산행 들머리는 무갑사(武甲寺)로 했다. 절 옆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조금 걸어 들어가면 이내 경사가 급해져 숨이 가빠진다. 정상까지 이르는 길은 짧지만 대신 경사가 급하다. 아내와 동행했는데 유람하듯 걸어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정상에서는 나무들 키가 낮아 사방으로 조망이 훤했다. 그러나 시야가 좋지 않아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았다. 요사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사진속일상 2011.10.11

광주 백마산

경기도 광주의백마산(白馬山)은 광주시 초월읍과 오포읍의 경계를 이루는 산줄기에 있다. 해발 463 m의 아담한 산이다. 남쪽으로는 용마봉, 발리봉, 노고봉, 마구산을 지나 태화산까지 이어진다. 백마산에서 태화산까지 종주하는데는 8시간이 넘게 걸린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백마산 등산 들머리 중 하나인 초월읍사무소에 닿는다. 처음 가는 터라읍사무소 오른쪽으로 난 큰 골목길을 따라 주택가를 지나서 진새골로 접어들었다. 계속 올라가면 산행 기점이 나오는데 중간에 몇 번이나 산으로 들었다가 되돌아나오기를 반복했다. 안내 표시가 없어 30분 넘게 헤매고 다니다 겨우 산에 드는 길을 찾았다. 산은 높지 않지만 봉우리들 사이의 오르내림이 심해서 쉬운 길은 아니었다. 백마산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 하..

사진속일상 2011.10.08

광주 앵자봉

오래전부터 천진암에 들리면서 앵자봉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음만 있었지 앵자봉에 오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어느 해는 등산 준비를 갖추고 갔지만 등산객은 주차장 이용을 못하게 해서 화만 내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며칠 전에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산 약속을 했고 드디어어제 K와 앵자봉에 올랐다. 천진암 주차장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 그냥 우산을 쓰고 출발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는 그쳤다. 그러나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옷이 젖기는 마찬가지였다. 길은 구름 속이었다. 주변은 온통 안개에 덮인듯 뿌연데 흐릿한 나무의 윤곽들 사이로 지나는길은 환상적이었다. 오르는 길은 완만하면서 부드러웠다. 앵자봉은 육산으로 바위가 전혀 없다. 앵자산(鶯子山)은 '꾀꼬리 앵'자를 쓰는데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사진속일상 2011.07.26

광주 문형산

문형산(文衡山)은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해발 497m의 아담한 산이다. '문형(文衡)'은 조선시대 대제학(大提學)의 별칭이라는데 이 산이 벼슬자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산 아래 동네 이름도 문형리다. 들머리는 한국노동연구원이었다. 처음 가는 길이라 등산로 입구를 찾기가 힘들었다. 용화선원에 들어갔다가 쫓겨난 뒤물어서 겨우 입구에 들어섰다. 노동연구원과 용화선원 사이로 약수터 오르는 길이 있다. 산길은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어제 비 내린 뒤라 숲은 습기를 많이 품고 있었다. 쉽게 지치게 되는 날씨 탓인지 여러 번 쉬었다. 날벌레 방역을 또 하느냐 마느냐로 아내와 언쟁을 하고 나온 길이었다. 머리가 무거웠다. 정상에서 전망은 좋지 않았다. 분당 쪽으로만 일부 시야가 트여 있다. 정상 옆에 일출단(..

사진속일상 2011.06.02

광주 칠사산

칠사산(七士山)은 광주를 대표하는 산이다. 전라도 광주에 무등산이 있다면 경기도 광주에는 칠사산이 있다. 높이가360 m 정도로 야트막하지만 광주 시내 어디서도 보이고 고려의 일곱 선비에 얽힌 전설이 남아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칠사산을 찾았다. 집에서 시내를 통과해 30분 정도 걸으면 산 아래에 닿는다. 들머리는 광주고등학교다. 칠사산은 아담한 육산으로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산길 역시 부드럽다. 가벼운 운동화 차림으로도 너끈히 오를 수 있다. 어린 아이도 만나고 할머니도 만났다. 산 중턱에 칠보사가 있다. 절 연혁은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절 주위에는 불두화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5월의 산에는 이런 벌레가 많다. 이름이 뭘까? 나무에서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모르고 지나가다가는..

사진속일상 201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