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 8

무갑산의 너도바람꽃

3월 초중순이면 무갑산 계곡에 너도바람꽃이 핀다. 가까이 있는 무갑산이지만 6년 만에 찾았다. 그때에 비해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안타까웠다. 사진을 찍으러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이다. 한 번 소문이 나면 어디서나 이런 시련을 겪는다. 그동안 무갑산에 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수리산 변산바람꽃 군락지는 보호하기 위해 아예 폐쇄해 버렸다. 무갑산도 극단적인 조치를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드문드문 피어 있는 너도바람꽃이 반가우면서도 애처로웠다. 굳이 꽃사진을 찍으러 다녀야 하나, 회의를 품으며 돌아선 날이었다.

꽃들의향기 2019.03.15

너도바람꽃의 미소

무갑산 계곡에서 너도바람꽃과 만나다. 올해도 너의 예쁜 모습 보여줘서 고마워.... 무갑사 주지 스님께서 계곡 입구에 손수 쓰신 시를 걸어 놓았다. 우리들을 보려고 먼길을 달려 숲속까지 눈꽃송이 같은 꽃망울을 터트리며 와~ 모두 예쁘게 활짝 피고 고요한 마음을 내어서 기다려 세상에 우리들이 알려진다네 - 바람꽃들의 마음 / 법수 스님 세상에 알려지는 게 너에게는 수난의 시작이구나. 너의 모습은 새디스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련한 여인 같다. 그래도 예쁜 미소 잃지 않는 네가 대견하구나, 사랑스럽구나....

꽃들의향기 2014.03.12

무갑산 너도바람꽃

무갑산을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조심스레 너도바람꽃을 찍었다. 계곡에는 사진 동호회에서 단체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야생화 꽃밭이 많이 망가진 게 가슴 아팠다. 나도 거기에 일조를 하는 듯 해서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 발길이 잦으면 이런 꽃은 견뎌내지를 못한다. 해가 바뀔 때마다 개체수가 줄어든다. 사진보다 더 중요한 건 얘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는 것일 텐데....

꽃들의향기 2013.03.11

무갑산에 오르다

너도바람꽃을 보기 위해 무갑산을 찾았다. 계곡이 시작되는 등산로 입구에 무갑사 주지 스님께서 직접 지으신 시를 걸어놓으셨다. 제목이 '너도바람꽃들의 아우성'인데, 앗 뜨거라, 얼굴이 화끈했다. 얼굴이 갈기갈기 찢어져서 내 목이 부러졌어 내 허리가 꺾어졌어 조용히 피고 지고 했는데 왠 전쟁이야 야생화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꽃이 몸살을 앓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도리어 꽃이 수난을 당한다. 땅은 패이고 무심한 발길에 짓밟히기도 한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에만 관심이 있고 꽃이야 어떻게 되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는 배경이 좋은 곳에 옮기기도 한다. 그러면 꽃은 죽는다. 여기 무갑산도 너도바람꽃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엄청 몰리고 있다. 오늘은 평일인데..

사진속일상 2013.03.11

천진암의 너도바람꽃

천진암 계곡 비탈에서 너도바람꽃을 우연히 발견했다. 약 10여 개체가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작은 동네였다. 이곳에서 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척 놀라웠다. 그저께는 수리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보았는데 올해는꽃들을 많이 만날 기대를 해도 될 것 같다. 나에게 봄은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을 타고 온다. 두 꽃이 보이면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너도바람꽃은 천마산에서만 만났는데 이렇게 의외의 곳에서 보게 되니 더욱 반가웠다. 잘 몰라서 그렇지 너도바람꽃은 우리나라 전국에 흔하게 분포하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천진암을 찾았다. 천진암은 예전 모습과 거의 변화가 없었고, 넓은 터에는 작년 행사를 알리는 플랭카드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바람도 부드러워졌고 대기에는 봄..

꽃들의향기 2009.02.26

천마산에서 너도바람꽃을 보다

너도바람꽃을 만나러 아내와 같이 천마산을 찾다. 이맘 때쯤이면 천마산을 찾아가는 것이 이젠 연례행사로 되었다. 너도바람꽃은 천마산에서 가장 일찍 피는 꽃이다. 대략 3월 초순에서 시작해 하순경까지도 볼 수 있는데, 벌써 몇 해째 가고 있지만 만개하기 전 꽃이가장 아름답게 보일 때는 아직 맞추질 못했다. 너무 이르든가 아니면 너무 늦었는데, 이번에도 때가 늦어 꽃잎은 이미 시들고 퇴색되어 가고 있었다. 다시 내년을 기약해 보지만 솔직히 너도바람꽃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한량없이 기쁜 일이다. 일년에 한 번씩 이렇게 같은 장소에서 매번 귀하고 예쁜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작년에도 느낀 일이지만 천마산 입구인 호평동은몇 년사이에 너무나 많이 변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어수선하기 이를 데..

꽃들의향기 2006.03.19

천마산의 너도바람꽃

봄꽃을 보러 천마산을 찾다. 산 속에 드니 봄은 아직 멀리 있다. 계곡은 얼음으로 덮여 있고, 산길도 녹지 않은 눈으로 미끄럽다. 작년보다도 봄이 늦게 찾아오고 있음을 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맘때 쯤 천마산에서 만날 수 있는 봄꽃은 너도바람꽃, 노루귀, 복수초이다. 나는 이들을 3월의 천마산 3총사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 너도바람꽃이 가장 먼저 핀다. 아마 예년 같으면 지금쯤 너도바람꽃은 졌을 때인데 올해는 지금이 한창이다. 대신에 노루귀는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 복수초는 이제 갓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천마산 '꽃의 계곡'의 너도바람꽃 군락지는 정말 대단하다. 너도바람꽃이 쉽사리 볼 수 있는 꽃이 아닌데 유독 여기서는 엄청나게 많이 피어난다. 맑은 눈요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천마산에 오르는 ..

꽃들의향기 2005.03.28

너도바람꽃

매년 첫 꽃을 보기 위해 천마산을 찾는다. 학생 수련원을 오른쪽으로 끼고 조금 더 올라가면 내가 `꽃의 계곡`이라 부르는곳이 나온다. 봄이면 다양하고 많은 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언제 가 보아도꽃을 보러 온 사람들과 꽃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이 너도바람꽃이다. 작년에 갔을 때 마침 너도바람꽃이 만개해 있었다. 군데 군데 얼음이 남아 있고 아직바람이 차가운데, 그리고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때에마른 낙엽들 사이로 이 꽃은 하얗게 피어난다. 저렇게 작고 여린 꽃이 찬 기운을 뚫고 가장 먼저 피어나는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그러나 올해는 아무래도 이 꽃과 만나지 못 할 것 같다. 너무 바쁘고 무거운 ..

꽃들의향기 2004.03.08